"전광인 대체자, 원래 박상하였는데…" 현대캐피탈, 문성민 카드 적중

문성민과 대화 중인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사진 오른쪽). 한국배구연맹
주포 전광인(32·현대캐피탈)의 부상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에는 그를 대체할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포스트 시즌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열린 24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전광인 대신 베테랑 문성민을 내세웠다.

문성민은 이날 블로킹 3개와 서브 1개를 포함해 18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 70%로 펄펄 날았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 스코어 3 대 2(25-25, 24-26, 25-23, 15-13)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최 감독은 당초 문성민 대신 미들 블로커 박상하를 전광인의 대체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경기 후 "처음에는 (전광인의 대체자로) 박상하를 투입할 계획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문성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문성민이 몸 관리를 상당히 잘했고, 평소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어려운 경기에서 힘을 발휘해 줄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기대를 충족시켜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사자도 놀란 선택이었다. 문성민은 "오늘 오전 훈련장으로 가기 10분 전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면서 "계획에 없던 거라 급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 문성민. 한국배구연맹
하지만 문성민 카드는 적중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집중력을 발휘해 전광인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최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줬다"면서 "모두 경기를 즐기면서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박수를 보냈다.

남자부 PO 역대 최장 시간(158분) 동안 펼쳐질 정도로 치열한 경기였다. 이에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우려된다. 최 감독은 "체력 소모도 크고 잔부상도 많아서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패장 권영민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한 가운데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이 들어와서 잘해준 덕분에 5세트까지 갔다"면서 "세트 막판 체력 부담이 커지면서 범실이 잦았던 게 패인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의 활약이 아쉬웠다. 17점에 공격 성공률 37.50%에 그치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권 감독은 "원래 안 좋았던 무릎에 통증이 온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면서 "(신)영석이도 발목이 안 좋고, 전체적으로 힘들었던 경기였지만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 88%(17회 중 15회) 확률을 잡았다. 두 팀은 오는 26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PO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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