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갈량도 고민하는 '봄 배구 라인업'…선수들은 항시 대기 중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한국배구연맹
포스트 시즌은 단 한 경기에 승부가 좌지우지되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다. 지략가로 소문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도 라인업을 두고 한참 고민할 정도다.
 
최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주포 전광인의 빈자리였다. 전광인은 올 시즌 34경기(122세트)에 출전해 406점, 공격 성공률 55.69%, 리시브 효율 40.03%, 세트당 디그 1.828개로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전광인의 대체자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24일 열린 한국전력과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PO) 1차전. 이날 경기 전에는 전광인의 대체자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최 감독은 고심 끝에 베테랑 문성민(37)을 선택했다. 그는 "처음에는 박상하를 투입할 계획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문성민이 몸 관리를 상당히 잘했고, 평소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문성민은 이날 공격 성공률 70%로 18점을 터뜨리며 팀의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최 감독은 "어려운 경기에서 힘을 발휘해 줄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기대를 충족시켜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문성민이 출전 통보를 받은 건 경기 당일이었다. 문성민은 "오늘 오전 훈련장으로 가기 10분 전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면서 "계획에 없던 거라 급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상 출전을 준비하고 있던 문성민은 당황하지 않고 제 역할을 해냈다. 
 
문성민(사진 왼쪽)과 김명관(사진 오른쪽). 한국배구연맹
마지막 3차전에서는 데뷔 4년 차 세터 김명관(26)이 갑작스런 호출을 받았다. 주전 이현승 대신 선발 세터로 나서 경기를 이끌게 된 것. 최 감독은 김명관의 선발 기용에 대해 "서브와 블로킹에 강점이 있어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명관은 28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PO 3차전에서 서브 1개와 블로킹 5개를 포함해 8점(공격 성공률 66.67%)을 기록했다. 정교한 토스도 함께 뽐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최 감독을 활짝 미소 짓게 만든 활약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PO를 경험해 보지 못해서 걱정했는데, 서브와 블로킹 모두 만족할 만한 기량을 보여줬다"면서 "토스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잘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 당일 출전을 통보한 것에 대해서는 "원래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하루 전에 공지를 하는데 이번 PO에서는 유독 그게 안 된다"면서 "마지막까지 고민을 해야 한다. 경기 당일 다시 고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명관은 "감독님이 언제 출전을 시키든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잘 준비해왔다"면서 "오늘 경기장에 와서 출전 통보를 받았는데, 자기 전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테랑 문성민부터 백업 김명관까지 현대캐피탈 모든 선수들이 봄 배구를 항시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과 3전 2선승제 PO에서 1차전과 3차전을 잡고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오는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정규 리그 1위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챔피언 결정전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다. 이번에도 최 감독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선수들은 모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