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스퀴즈번트' 염갈량이 돌아왔다…LG, kt 꺾고 개막전 패배 설욕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LG 트윈스

'염갈량'의 승부수가 LG 트윈스를 구했다.

LG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 개막전에서 6-11 완패를 당했다.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개막 시리즈 2차전에서는 수월하게 설욕하는 듯 했다. kt 선발 소형준을 무너뜨려 경기 초반 7점 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1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난 선발 김윤식에 이어 등판한 임찬규가 3회에 3점을 내주면서 스코어는 9-5가 됐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리고 kt는 8회말 LG의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고 대거 4점을 몰아쳐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LG는 뒤늦게 집중력을 되찾았다. 9회말 득점권 끝내기 위기를 넘겼고 함덕주는 연장 10회말 등판해 조용호, 강백호, 알포드 등 kt의 상위타순 3명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LG는 11회초 선두타자 박동원의 안타와 문보경의 희생번트, 홍창기의 좌측 방면 2루타로 1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염갈량'으로 불리는 염경엽 감독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염경엽 감독은 박해민 타석에서 이천웅을 대타로 기용했다. kt 마운드에는 바뀐 투수 고영표가 올라와 있었다.

고영표는 땅볼 유도를 노렸는지 초구로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그 순간 이천웅이 기습번트를 댔고 3루 대주자 송찬의는 전력질주로 홈을 밟았다. kt 내야진은 당황했다. LG는 이천웅의 극적인 스퀴즈 번트 안타로 기사회생했다.

기막힌 작전이었다. 박해민은 번트를 대는 능력이 좋고 발도 빠르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박해민이 아닌 이천웅을 내보내 기습번트를 지시했다. kt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

함덕주가 연장 11회말을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결국 LG는 kt에 10-9로 승리했다. 마지막 2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실점없이 잘 던진 함덕주는 시즌 첫 승을 따냈다.

3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염경엽 감독은 특유의 작전 능력을 뽐내며 948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한편, 키움 히어로즈는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전날 개막전에서 이형종의 연장전 끝내기 안타로 웃었던 키움은 이날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시즌 2차전에서 9회말 무사 만루에서 나온 김휘집의 밀어내기 볼넷에 힘입어 7-6으로 승리했다.

키움은 4-3으로 앞서가던 8회초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3점을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8회말 이용규와 김혜성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기세를 몰아 다시 한 번 강력한 뒷심을 자랑했다.

대구에서는 대역전 드라마가 나왔다.

삼성은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0-6으로 끌려가다가 뒷심을 발휘해 8-6으로 승리했다.

선발 앨버트 수아레즈가 3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가운데 삼성은 3회말 구자욱의 희생플라이, 4회말 이성규와 김동엽의 적시타로 총 3점을 만회했다.

삼성은 5회초 강민호가 NC 에이스 구창모를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리면서 스코어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상승세에 오른 삼성은 6회말 1사 1,3루에서 김지찬의 내야 땅볼과 구자욱의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오승환은 마지막 1⅓이닝을 막아내고 시즌 첫 세이브이자 한미일 통산 493세이브를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두산 베어스를 2-0으로 누르고 개막전 끝내기 패배를 설욕했다.

선발 나균안이 6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타선은 7회초 한동희의 결승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결정했다.

인천에서는 KIA 타이거즈가 SSG 랜더스를 9-5로 누르고 전날 패배를 만회했다. 5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한 선발 이의리는 팀 타선의 도움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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