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계기로 연일 윤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관영매체들이 이번에는 윤 대통령의 일본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외국 구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6일 "윤 대통령이 미국을 기쁘게 하기 위해 역사를 무시하고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100년 전에 일어난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거나 무조건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국내에서 인기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아시아 국가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다른 아시아 사람들의 감정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반드시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 대통령이 한국과 지역 안보에 해가 될 이른바 안보협정을 달성하기 위해 역사를 무시하고 미국, 일본과 손쉬운 동맹을 추구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라며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뿐만 아니라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의 대만 발언이 공개된 이후 지속적으로 윤 대통령은 물론 우리 정부의 대미 외교 노선을 비판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즈 전날에도 전문가 의견이라며 "윤 대통령이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권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대가로 한국의 국익을 희생하고 있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 전략을 위해 한국을 '소모품'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윤 대통령이 이 계획의 집행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관영매체 펑파이도 지난 24일 "핵전략 즉, 확장 억제가 무엇인지, 확장 억제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 발언권은 미국에 있고 한국은 발언권이 없다"면서 "이러한 주종 협력 모델은 한국이 자국의 의사에 따라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23일에는 환구시보가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났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워싱턴에 대한 충성 표시'라고 주장하며 "미국이 유출한 기밀문서가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고위관계자 불법 사찰로 드러났을 때 정작 심각한 침해행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지 않고 왜 온순한 새끼 고양이처럼 행동했는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