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황제'는 건재했다. '당구 신동' 조명우(25·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가 패기로 도전했지만 황제의 관록에 막혔다.
조명우는 28일(한국 시각)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2023 호치민 세계3쿠션당구월드컵' 결승전에서 토브욘 브롬달(61·스웨덴)에 아쉬운 패배를 안았다. 44 대 50 역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브롬달은 통산 45번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살아 있는 전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7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세계선수권은 최성원(휴온스)이 2014년 최초로 정상에 오른 게 한국 선수 유일의 우승이다.
조명우는 거침 없는 기세로 황제에 도전했다. 초반 5이닝까지 19 대 3으로 앞선 조명우는 10이닝 만에 전반을 25 대 7로 앞서는 가공할 공격력을 뽐냈다.
하지만 후반전 황제의 노련함이 빛났다. 조명우가 4이닝 연속 공타에 그친 사이 브롬달은 12연속 득점 등 후반 5이닝 만에 26 대 26 동점을 만들었다. 흔들린 조명우는 브롬달의 12점 하이런 뒤 비교적 쉬운 되돌리기를 놓치는 등 흔들린 모습을 보였다.
조명우도 정신을 차리고 다시 집중하면서 시소 게임 양상이 벌어졌다. 그러나 브롬달이 잇따라 난구를 풀어낸 반면 조명우는 아쉽게 빗나가면서 30이닝째부터 승부가 갈렸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브롬달은 33이닝째 50 대 44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지난해 12월 조명우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월드컵 이후 5개월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경기 후 조명우는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대회였다"면서 "이를 발판으로 삼아 다시 한 번 정진하여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김준태(경북체육회)도 대회 4강에 올랐지만 브롬달과 준결승에서 30이닝 31 대 50으로 지면서 결승행이 무산됐다. 김준태는 조명우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 공동 3위에 입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