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포수의 목표가 도루? "강민호 형과 내기, 50개 채운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양의지. 노컷뉴스
'최고 포수' 양의지(36·두산)가 올 시즌 개인 목표에 바짝 다가섰다. 통산 50도루에 단 1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보통 포수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은 도루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대부분 듬직한 체형으로 발은 느린 편인 까닭이다.
 
양의지 역시 포수에 제격인 체형인 만큼 도루 능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기습 도루를 선보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날 양의지는 타격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6 대 3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1 대 3으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에서 한화의 세 번째 투수 김범수를 상대로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2구째 바깥쪽 낮은 직구를 제대로 공략한 것. 경기 후 양의지는 "김범수가 강속구를 잘 던지는 투수라 직구 타이밍을 생각했다"면서 "운 좋게 적시타로 이어진 것"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양의지 동점 적시타. 연합뉴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양의지는 깜짝 주루를 선보였다. 바뀐 투수 강재민이 견제구를 던진 사이 이미 도루를 시도했고, 편안하게 2루를 훔쳤다. 이때부터 강재민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후속 양석환에게 2타점 역전 결승타를 허용하고 무너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양의지는 "사실 벤치에서 3루 주자 김대한과 더블 스틸 작전을 주문했는데 나는 일부러 걸리기 위해 뛴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상대 배터리가 공을 던지지 않아서 오히려 당황했다"면서 "어쩌다 보니 2루를 밟았다"고 웃었다.
 
양의지는 개인 한 시즌 최다 도루가 6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즌 중반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써 시즌 3호 도루를 기록했다. 
 
프로 통산으로 따지면 49번째 도루다. 양의지는 도루와 관련해 삼성 포수 강민호(37)과 내기를 한 사연도 들려줬다. 양의지는 "얼마 전 (강)민호 형과 도루 내기를 했는데, 민호 형은 4개를 했다"면서 "민호 형을 꼭 넘어서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의지는 "올 시즌이 끝나기 전 도루 50개를 반드시 채우겠다"고 공언했다. KBO 최고의 투수 리드와 정상급 타격에 도루까지, 양의지의 목표 달성은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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