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골짜기 세대에 활짝 핀 꽃…새로운 스타 탄생

브론즈볼을 수상한 이승원. 연합뉴스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김은중호에는 골짜기 세대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2017년 한국 대회 이승우(수원FC), 백승호(전북 현대), 2019년 폴란드 대회 이강인(마요르카)과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다. K리그에서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는 선수도 배준호(대전 하나시티즌) 정도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17세 이하(U-17) 월드컵 등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했다.

하지만 골짜기에서 꽃이 활짝 피었다. 김은중 감독이 강조한 원팀으로 두 대회 연속 4강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고, 원팀 속에서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했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는 캡틴 이승원(강원FC)이다.

이승원은 2022년 12월 강원FC와 계약하며 프로에 입성했지만, 아직 K리그1에 데뷔하지 못했다. 주로 강원 B팀이 속한 K4리그(4부)에서 뛰었다.

하지만 3골 4도움으로 4년 전 이강인(2골 4도움)의 기록을 넘어섰다. 4개의 도움을 모두 코너킥, 프리킥으로 배달하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대회 종료 후 브론즈볼까지 수상했다.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세 번째 개인상이다. 앞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가 브론즈볼,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골든볼을 받았다.

등번호 10번 에이스 배준호. 연합뉴스
배준호도 등번호 10번을 달고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조별리그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토너먼트 내내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에콰도르와 16강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이탈리아와 4강, 이스라엘과 3~4위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탈리아 감독이 4강 후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유일한 대학생(필드 플레이어 기준) 최석현(단국대)도 골 넣는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178cm, 중앙 수비수로서는 작은 신장이지만, 공수 모두 만점 활약을 펼치며 이탈리아 레전드 파비오 칸나바로를 호출했다. FIFA 역시 대학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골 넣는 수비수 최석현. 연합뉴스
최전방 공격수 이영준(김천 상무)도 2골을 터뜨렸다. 특히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가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가운데 유일한 최전방 자원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193cm 장신에도 개인기가 뛰어나 대형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회 전 가장 주목을 받았던 중앙 수비수 김지수(성남FC)도 든든했다. 김지수는 대회 전 일찌감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의 러브콜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192cm 탄탄한 체격을 앞세워 브렌트퍼드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를 증명했다.

EPL 러브콜을 받는 김지수. 연합뉴스
골키퍼 김준홍(김천 상무)도 선방쇼를 펼쳤다. 실리 축구를 구사한 김은중호가 토너먼트에서 4강까지 살아남은 힘이었다. 김준홍은 인천 김이섭 골키퍼 코치의 아들이다.

이처럼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린 대회였지만, 진짜 힘은 원팀이었다. 강성진, 이승준, 조영광(이상 FC서울), 김용학(포르티모넨스), 이지한(프라이부르크), 강상윤, 박창우(이상 전북 현대), 박현빈(인천), 배서준(대전), 이찬욱(경남FC), 최예훈(부산 아이파크), 황인택(서울 이랜드), 골키퍼 문현호(충남아산), 그리고 경기를 뛰지 못한 골키퍼 김정훈(고려대)과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박승호까지. 모두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땀을 흘려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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