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여자부에 19살 무서운 신예가 나타났다. 투어 챔피언 출신 선배를 2명이나 무너뜨리며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장가연(휴온스)은 15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여자부 16강전에서 강지은(SK렌터카)을 꺾었다. 세트 스코어 2 대 1(2:11, 11:4, 9:2)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PBA 데뷔전부터 깜짝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가연은 대한당구연맹(KBF) 여자 3쿠션 랭킹 2위로 PBA 새 시즌을 앞두고 프로행을 선언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PBA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세계 3쿠션 '4대 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스와이)를 비롯해 한국인 최초의 3쿠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빛나는 최성원(휴온스), PBA 출범 이전 최대 상금의 LG U+ 마스터스를 제패한 베테랑 이충복(하이원리조트) 등이다. 특히 여자부는 KBF 랭킹 1위이자 세계캐롬연맹(UMB) 랭킹 2위인 한지은(에스와이)이 더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장가연은 준비된 프로였다. 예선부터 박수향, 박지원 등 선배들을 누른 장가연은 64강전에서 여자부 통산 최다 우승(5회)을 이룬 '원조 3쿠션 퀸' 임정숙(크라운해태)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32강전에서는 '얼짱' 최혜미(웰컴저축은행)마저 눌렀다.
장가연은 여세를 몰아 통산 2승의 강지은마저 돌려세웠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장가연은 1세트 8이닝 연속 공타에 머물며 2 대 11로 세트를 먼저 내줬다. 그러나 2세트 집중력을 발휘하며 11 대 4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3세트를 9 대 2로 가볍게 따내 데뷔 투어 성적을 더 끌어올렸다.
예선에서 탈락한 한지은과 대비를 이룬다. 한지은은 11일 손수민과 첫 경기에서 20 대 20 동점을 이뤘지만 다음 승패 기준인 연속 득점에서 1개 차로 아쉽게 탈락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3관왕이자 랭킹 1위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블루원리조트)도 32강전에서 장혜리에 덜미를 잡히면서 장가연의 데뷔 투어 선전이 더 부각되고 있다.
16일 8강에서 장가연은 또 1명의 챔피언 출신 베테랑을 만난다. 역시 KBF 랭킹 1위 출신인 대선배 김민아(NH농협카드)다. 장가연이 돌풍을 이을지, 김민아가 후배에게 한 수 지도할지 관심이다. 다만 8강전부터 5세트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장기전 적응 여부가 관건이다.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과 '당구 여신' 이미래(하이원리조트), 차세대 여왕 김보미(NH농협카드), 오수정 등 강자들도 8강에 합류했다. 이유주와 황민지 등도 가세했다. 여자부 8강전은 장가연-김민아, 김가영-이유주, 오수정-이미래, 김보미-황민지의 대진표가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