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만 전략? 변칙도 불사!" AG 金 삼국지 참전 '韓 정구 인천 결의'

'2023 NH농협은행 인천코리아컵 국제소프트테니스대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꺾고 우승한 한국 선수단. 프리랜서 김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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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효자 종목 소프트테니스(정구)가 올해 항저우 대회를 앞두고 값진 모의고사를 치렀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마지막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지만 라이벌들도 기세를 떨치면서 적잖은 과제를 안았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인천시 열우물경기장에서 열린 '2023 NH농협은행 인천코리아컵 국제소프트테니스대회'에 출전했다. 15회를 맞은 이 대회에는 14개국 200여 명 선수들이 출전했는데 특히 한국의 라이벌인 일본, 대만도 나와 아시안게임 판도를 가늠해볼 기회였다.

일단 여자 대표팀 간판 문혜경(NH농협은행)이 단식 정상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여기에 윤형욱, 김병국(이상 순창군청), 김현수, 이현수(이상 달성군청), 김태민(수원시청) 등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 2연패를 이루며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재확인했다.

문혜경은 20일 결승에서 정주링(대만)을 4 대 3으로 눌렀다. 접전을 이어간 문혜경은 마지막 7게임 타이 브레이크 끝에 7 대 5로 이겨 지난해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날려 버렸다.

문혜경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정주링을 접전 끝에 4 대 3으로 이기고 우승을 확정한 후 기뻐하는 모습. [프리랜서 김도원 기자


아시안게임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이겨 자신감을 키웠다. 앞서 8강에서도 문혜경은 일본의 시무타 토모미에 게임 스코어 0 대 3까지 뒤졌으나 4 대 3 대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문혜경은 "상대 선수들이 애초 예상보다 더 전략적으로 나온 것 같다"면서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변칙 플레이 등 전략을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문혜경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의지도 굳게 다졌다. 문혜경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당시 여자 단체전과 혼합 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문혜경은 오는 9월 개막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대해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인 만큼 개인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하고 은퇴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수진, 고은지(이상 옥천군청), 문혜경, 이민선, 임진아(이상 NH농협은행) 등이 나선 여자 대표팀은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단체전 4강에서 일본에 아쉽게 매치 스코어 1 대 2로 졌고, 결승에서도 일본이 대만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 대표팀 유영동 감독(NH농협은행)은 "다행히 문혜경이 금메달을 따내며 자존심을 세워줬다"면서 "단체전에서 일본에 졌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전력적으로 밀리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총평했다. 이어 "남은 기간 체력과 전술 등을 보완해 아시안게임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자 대표팀 유영동 감독이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문혜경을 격려하는 모습. 김도원 기자


남자 대표팀은 20일 대만과 결승에서 접전을 펼쳤다. 1복식에서 김태민-김현수가 위카이웬-린웨이치에 3 대 5로 지면서 끌려갔지만 2단식에서 윤형욱이 창위성에 4 대 3으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복식에서 이현수-김병국이 첸위순-첸포이를 5 대 1로 완파했다. 대만은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한국을 넘지는 못했다.

남자 대표팀 서규재 감독(인천시체육회)은 "이번 대회를 보니 대만은 발리 공격적으로 구사한다"면서 "일본은 정석 플레이를 하면서 전위가 상대 후위와 심리 싸움을 잘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커팅 서브에 대비한 리시브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상대 양 전위 공략에 로브 타이밍도 익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남자 단식에서 한국 선수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 우에마츠 토시키가 윤형욱과 첸포이 등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김태민도 일본 우치다 리쿠에 3 대 4로 졌다. 수원시청 임교성 감독은 "우에마츠가 물오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시안게임의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남녀 대표팀은 대회 이후 오는 27일까지 인천에서 중국 대표팀과 합동 훈련을 실시한다. 이후 8월께 중국으로 전지 훈련을 떠나 현지 적응에 나선다.

한국은 소프트테니스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전체 41개의 금메달 중 절반이 넘는 25개를 수확해냈다. 과연 한국 소프트테니스가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 효자 종목의 명성을 재확인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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