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홈런왕에 MVP까지…채은성 "재밌게 놀다 갑니다"

미스터 올스타 채은성. 연합뉴스
동료들로부터 축하받는 미스터 올스타 채은성. 연합뉴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처음 열린 올스타전의 MVP는 롯데 자이언츠 김용희였다. 홈런 3개로 7타점을 쓸어담는 대활약을 펼쳤다. 그 중 하나는 만루홈런이었다.

김용희가 오랜만에 사직구장을 찾았다. 15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은 미스타 올스타 경력을 자랑하는 전현직 롯데 선수 5명이 나란히 시구를 하며 힘차게 출발했다. 올스타전 초대 MVP 김용희도 함께 했다.

올스타전 사상 첫 만루홈런의 주인공 앞에서 무려 41년 만에 다시 대형 축포가 터졌다.

나눔 올스타의 채은성(한화)은 4회말 2사 만루에서 드림 올스타의 투수 구승민(롯데)을 상대로 스코어를 8-0으로 벌리는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1회말 1타점 2루타로 올스타전 첫 점수를 뽑았던 채은성은 5타점을 쓸어담으며 역대 올스타전 최다 타점 타이기록을 썼다. 2019년 창원에서 열렸던 올스타전에서 한유섬(SSG)이 기록한 5타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채은성은 7회초 김민석(롯데)이 때린 강한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7회말 타석 때 대타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나눔 올스타는 채은성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드림 올스타를 8-4로 눌렀다.

채은성에게는 이번 올스타전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채은성은 6년 최대 90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대박과 함께 LG에서 한화로 이적한 첫 해에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해 전반기 74경기에서 타율 0.291, 11홈런, 47타점을 기록하며 새로운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결과였다.

채은성은 지난 14일 올스타전 전야제 행사로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했다. 7아웃제로 진행된 이벤트에서 홈런 5개를 쏘아올려 KBO 리그 최다 홈런왕의 주인공인 KT의 박병호(4개)를 제치고 정상에 섰다.

그리고 채은성은 이날 기자단 투표 결과 총 유효투표수 61표 중 56표를 휩쓸어 올스타전 MVP로 선정됐다.

이로써 채은성은 올스타전 전야제 행사인 홈런 레이스 챔피언과 올스타전 MVP를 독식하는 진기록을 썼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힌 채은성은 "홈런 레이스의 영향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려고 했다. 어제 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채은성은 올스타전에서 무려 41년 만에 만루홈런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MVP는 소크라테스가 받을 줄 알았다. 만루홈런보다는, 올스타가 되는 것도 힘든 일인데 미스터 올스타라는 상까지 받게 돼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올스타전 참가에 의미를 두고 왔다. 재밌게 놀다 간다는 생각이었다. 보통 (상을) 노리는 사람이 더 잘 안되더라. 똑같이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덧붙였다.

채은성은 FA 대박에 이어 상금 대박도 터뜨렸다. 홈런 레이스 상금 500만원에 올스타전 MVP 상금 1000만원까지 총 1500만원의 상금을 가져갔다.

채은성은 "오늘 상금은 아직 생각을 못 해봐서 어떻게 쓸지 계획은 없다"면서 홈런 레이스 때 배팅볼을 던져준 유강남(롯데)과는 "상금 500만원을 6대4로 나누기로 했다. 유강남이 자기 양심상 5대5로 나누기는 좀 그렇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한편,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의 의장대 공연이 펼쳐질 때 채은성이 덕아웃에서 방망이를 돌리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의장대 출신으로 무엇이든 돌리는 건 자신있다고 밝힌 채은성은 사뭇 진지한 톤으로 "의장대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현재를 더 감사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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