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 간판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공희용(27·전북은행)이 4년 만의 안방 우승에 도전했지만 만리장성에 막혔다.
둘은 23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500 코리아 오픈' 여자 복식 결승에서 천칭천-자이판(중국)에 석패했다. 세트 스코어 1 대 2(10-21 21-17 7-21)로 졌다.
2019년 대회 이후 4년 만에 정상을 노렸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는 3년 만에 대회가 열렸지만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세계 랭킹 1위의 벽은 높았다. 1세트 김소영과 공희용은 수비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11점 차로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접전을 펼쳤다. 끈질긴 수비에 당황한 듯 상대는 서브 실수를 2개나 범했다. 17 대 15로 앞선 가운데 이어진 긴 랠리에서 김소영의 강타를 자이판이 넘기지 못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공희용이 마지막 스매시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전열을 정비한 상대가 3세트 매섭게 김소영-공희용을 몰아붙였다. 공희용의 백핸드 푸시가 걸리고, 김소영의 로빙이 잇따라 아웃되면서 초반 기세를 내줬다. 장신 왼손잡이 자이판이 잇따라 공격을 성공시켰고, 네트를 맞고 셔틀콕이 한국 진영으로 떨어지는 불운 속에 김소영-공희용은 14점 차로 세트와 경기를 내줬다.
경기 후 김소영은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대가 워낙 잘 하고 매섭게 공격을 하는데 우리가 3~5구 안에서 기회를 잡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초반 비슷한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무너져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분석했다. 공희용도 "수비는 물론 공격까지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둘은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에 유일한 메달(동)을 안겼다. 현재 세계 3위로 2위인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와 함께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메달이 기대된다. 이번 대회에서 1위 천칭천-자이판에 4승 10패 열세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