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K리그 지휘봉을 잡은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에게는 단순한 친선경기가 아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K리그 올스타를 이끌고 상대하는 이벤트 경기지만, 전력분석관을 대동할 정도로 경기에 진심이었다.
결과로 나왔다. 전반 선제 실점했지만, 후반에만 3골을 터뜨리며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미리 준비한 플랜이 제대로 들어맞은 결과다.
팀 K리그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3대2로 격파했다. 후반 안톤(대전 하나티시즌), 팔로세비치(FC서울)의 연속 골에 이어 후반 추가시간 이순민(광주FC)의 극장골이 터졌다.
홍명보 감독은 "많은 관중 앞에서 승리를 거둬 기쁘다. K리그를 성원해주는 팬들이 많이 왔는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 골을 넣어 승리해 고마움을 잘 전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반에는 상대와 약간 차이가 있었지만, 골키퍼 이창근(대전)이 1실점만 해 동기부여가 됐다. 상대도 선수를 바꾸고, 우리는 반대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나기기에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잘 맞았다"고 말했다.
훈련은 경기 전날 1시간이 전부였다. 대신 소통을 선택했다. 전반을 국내 선수들로 상대하고, 후반에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입했다. 후반 7명의 외국인 선수가 동시에 뛰는 풍경이 연출됐다.
홍명보 감독은 "훈련을 1시간 정도 했다. 완벽한 경기력을 가져오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잘 섞을 수도 있었지만, 더 나은 소통을 위해 나누는 것으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이창근이 몇 차례 득점 상황을 클리어했고, 외국인 선수들도 그동안 올스타전에서의 모습을 완전히 배제하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경기 후 VAR을 언급했다. 알바로 모라타가 세 차례나 오프사이드에 걸려 골이 취소된 탓이다. 경기 후에는 홍명보 감독과 악수도 하지 않은 채 화를 내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홍명보 감독은 "친선경기인데 그렇게까지 불만을 가질 필요가 있나"라면서 "(악수를 못해) 아쉬운 것은 없다. 세계적인 팀을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겼다는 것이 기쁘다. 사실 그동안 K리그 올스타전은 설렁설렁했는데 나는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명확하게 선을 그었는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와 함께 관중석에서는 "잘 가세요"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울산이 홈에서 승리할 때 나오는 응원가다.
홍명보 감독은 "잘 가세요 노래가 나와 울산인줄 알았다. 라이트도 많이 켜지고, 아주 좋았다. 승리를 해서 좋았고, 마지막에 잘 가세요 노래가 나와서 더 기뻤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