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는 에이스, 타석에서는 특급 거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오타니 쇼헤이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원정 더블헤더(DH) 1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9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곁들이며 1피안타 3볼넷 호투를 펼쳐 에인절스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에인절스는 최근 올해가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얻는 오타니 쇼헤이를 올 시즌 트레이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금 트레이드를 한다면 오타니 쇼헤이를 통해 엄청난 미래 자산을 얻을 수 있겠지만 에인절스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도전을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
구단의 발표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완봉승으로 구단의 믿음에 보답했다. 아울러 시즌 9승(5패)을 수확했다. 타석에서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홈런 2개를 쏘아올린 테일러 워드의 활약이 오타니 쇼헤이의 부진을 메우고도 남았다.
1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오타니 쇼헤이는 2차전에도 출전했다.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는 시즌 37, 38호 홈런을 연거푸 터뜨리며 3안타 2득점 활약을 펼쳤다. 에인절스는 2차전에서 디트로이트를 11-4로 완파했다.
이로써 오타니 쇼헤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더블헤더 1차전에서 완봉승을 달성하고 2차전에서 홈런 2개를 쏘아올린 선수가 됐다.
오타니 쇼헤이의 압도적인 하루는 상대 팀 선수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타니 쇼헤이에게 홈런 2방을 얻어 맞은 디트로이트의 선발투수 맷 매닝은 "오타니는 아마도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날을 보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말 굉장했다"고 감탄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이도류'로 잘 알려진 선수다. 오래 전에는 이런 유형의 선수를 종종 볼 수 있었으나 현대 야구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유형의 선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하루에 완봉승과 2홈런을 모두 기록한 사례는 과거 한 차례 있었다. 1971년 이후 오타니 쇼헤이가 처음으로 재현했다.
누구보다 분주한 하루를 보낸 오타니 쇼헤이는 경기 막판 근육 경련 증세를 호소해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