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테니스 백다연, 2회 연속 국제 대회 우승 "AG 앞두고 자신감 충전"

백다연이 3일 강원도 영월군 영월스포츠파크 테니스 코트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국제여자테니스 1차 영월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데이샤 이바노바(미국)를 누른 뒤 우승컵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프리랜서 김도원 기자

한국 여자 테니스 유망주 백다연(21·NH농협은행)이 2개월 연속 국제 대회 정상에 올랐다.

백다연은 3일 강원도 영월군 영월스포츠파크 테니스 코트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국제여자테니스 1차 영월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데이샤 이바노바(미국)를 세트 스코어 2 대 0(6-3 6-0)으로 완파했다. 백다연은 여자 단식 세계 랭킹 499위로 이번 대회 대회 톱 시드를 받고 출전해 3번 시드(665위) 데이샤를 압도하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두 달 연속 국제 대회를 제패했다. 지난달 백다연은 일본에서 열린 ITF W15 삿포로 3차 대회에서 일본의 구라모치 미호를 누르고 우승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안동오픈 정상에 올랐다.
 
최근 국제 대회 10연승의 상승세를 이었다. 백다연은 이번 대회 16강전까지 모두 세트를 6 대 0으로 따냈고, 8강에서 김채리(부천시청)를 2 대 0(6-0 6-1)으로 완파했다.

4강전에서는 소속팀 1년 후배 정보영을 역시 2 대 0(6-1, 6-3)으로 눌렀다. 정보영도 강한 스트로크로 맞섰지만 백다연의 끈질긴 수비에 밀렸다.

결승도 마찬가지였다. 백다연은 다소 긴장한 듯 1세트 초반 평소 잘 범하지 않던 실책이 나오면서 게임 스코어 3 대 3까지 맞섰다. 데이샤도 8강에서 파워 히터 이은혜(NH농협은행)를 2 대 1로 꺾은 기세를 보였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보였다. 백다연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4 대 3으로 앞선 가운데 상대 서브 게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진 서브 게임에서 백다연은 듀스 코트에서 강한 앵글 서브로 데이샤를 코트 구석으로 몰아붙인 뒤 반대편에 예리한 스트로크를 날렸다. 상대가 할 수 없이 로브를 띄우자 강력한 위닝샷을 꽂았다. 결국 5 대 3에서 접전 끝에 백다연이 날린 회심의 역크로스 포핸드 샷이 라인을 찍어 1세트를 따냈다. 백다연은 전의를 잃은 데이샤를 상대로 2세트 손쉽게 따내 우승을 확정했다.

3일 '국제테니스연맹(ITF) 국제여자테니스 1차 영월 대회' 단식 결승전 뒤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장한섭 단장(왼쪽부터), 이은혜, 정보영, 백다연, 김동현 감독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김도원 기자


경기 후 백다연은 "강한 상대라 초반 긴장이 돼서 그런지 실수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달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지난해는 국내 대회 위주로 뛰었는데 올해 국제 대회에서 2번 우승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다연은 한나래(부천시청), 박소현, 구연우(이상 성남시청·CJ제일제당), 김다빈(강원특별자치도청), 정보영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백다연은 "아시안게임에 나간다면 중국, 일본 등 강한 선수들이 많아 쉽지 않겠지만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스트로크에 자신이 있어 단식이 더 나을 것 같지만 복식에서는 보영이와 호흡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생애 첫 태극 마크를 단 데 대한 감격도 들려줬다. 백다연은 지난 4월 여자 테니스 국가 대항전인 '2023 빌리진킹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예선 5차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25년 만에 대회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백다연은 "그동안 국가대표는 꿈만 꿨는데 이룰 수 있어서 너무 기뻤고, 대회에 나가 승리까지 해서 너무 감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백다연의 백핸드 슬라이스 모습. 김도원 기자

최근에는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2주 합숙 훈련도 소화했다. 백다연은 "선수촌에서 TV에서만 보던 다른 종목 선수들과 만나 신기했다"면서 "밥도 맛있었고, 재미있게 운동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NH농협은행 김동현 감독은 "훈련 때는 백핸드 드라이브를 하지만 실전에서는 대부분 백핸드는 슬라이스로 처리한다"면서 "위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에 역공을 당할 수 있어 슬라이스를 더 가다듬고 드라이브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다연도 "경기할 때 편하고 상대가 실수도 많이 해서 백핸드 슬라이스를 하는데 강한 상대를 만나면 고전하기도 한다"면서 "돌아서서 포핸드로 치는 경우도 많은데 드라이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다연은 영월 2차 대회를 치르고 소속팀에 복귀한 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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