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톱 전환' 손흥민 해트트릭을 만든 키워드는 공간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연합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해트트릭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손톱으로의 변화가 적중했다.

손흥민은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끝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번리와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개막 4경기 만에 터진 마수걸이 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103골), 디디에 드로그바(은퇴, 104골)를 넘어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30위로 올라섰다.

원톱 전환 후 손흥민의 장점이 드러났다. 손흥민의 키워드는 공간이었다. 전술 변화로 공간이 생기자 득점왕을 차지한 2021-2022시즌 손흥민의 모습이 나왔다.

손흥민의 최고 장점은 스피드다. 수비수와 정적인 대치 상황에서의 드리블보다 스피드를 붙인 드리블에 강하다. 수비 라인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다. 이런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간이다.

해리 케인과 호흡이 잘 맞았던 이유다. 케인은 원톱 위치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공을 받으려고 내려왔다. 덕분에 손흥민이 뛸 공간이 생겼다. 여기에 늘 수비수 1~2명을 몰고 다니면서 손흥민에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손흥민이 2021-2022시즌 득점왕에 오른 비결이다.

2022-2023시즌은 달랐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왼쪽 윙백으로 이반 페리시치를 중용했다. 페리시치는 2020-2021시즌 인터 밀란에서 윙백으로 변신했다. 역시 콘테 감독 시절이었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페리시치를 적극 활용했다.

페리시치는 공격적 성향이 강하다. 손흥민과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무엇보다 크로스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 헤더가 약한 손흥민의 공간이 좁아졌다. 그래서 스테번 베르흐베인(아약스)이 왼쪽 윙백으로 뛸 때 손흥민의 활약이 좋았다.

손흥민. 연합뉴스
2023-2024시즌 손흥민과 영혼의 콤비였던 케인이 떠났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의 대체자로 히샤를리송을 내세웠다.

히샤를리송은 케인과 다르다. 연계 능력이 확연히 떨어진다. 풀럼과 카라바오컵 2라운드(승부차기 패배)에서 골을 넣었지만, 무려 19번이나 공을 잃었다. 움직임도 한정적이라 손흥민이 공간을 만들기 어려웠다.

손흥민도 다른 방법을 찾았다. 공간이 없다면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포백으로 전술이 바뀌었지만,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지 역시 공격 성향이 짙다. 손흥민은 욕심을 내기보다는 우도지와 다른 동료들을 살려주는 선택을 했다. 덕분에 프리미어리그 개막 3경기에서 공격포인트 없이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번리전에서는 히샤를리송 대신 원톱으로 나서면서 손흥민에게 공간이 생겼다. 최전방에서 침투 패스를 받아 끊임 없이 번리의 수비 라인을 깼다. BBC에 따르면 손흥민은 번리전에서 27번의 스프린트를 시도했다. 그만큼 공간을 적극 활용했다는 의미다.

전반 16분 첫 번째 골, 후반 21분 세 번째 골 장면 모두 침투 패스 상황에서 순간적인 스피드를 활용해 수비수들을 따돌렸다.

이적생 제임스 매디슨의 존재도 손흥민에게는 큰 힘이다. 중원에서 손흥민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전달해주고, 상황에 따라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가 수비수들을 끌어모은다. 후반 18분 손흥민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도 매디슨이 박스 안으로 움직이면서 손흥민에게 찬스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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