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남진 "'오빠의 원조, 가장 흐뭇하고 힘 나는 말"

가수 남진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신곡 발표 쇼케이스를 열고 노래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
내년 데뷔 60주년을 맞는 가수 남진이 무대를 떠나는 날까지 '오빠' 환호를 들으며 열정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홀에서 남진의 신곡 쇼케이스가 열렸다. 남진의 전국 투어 공동 제작사인 ㈜에스피에스의 이시찬 대표가 진행한 쇼케이스에서 남진은 신곡 '이별도 내 것'과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두 곡의 무대를 취재진 앞에 선보였다.

'이별도 내 것'(작사 김병걸, 작곡 김영호, 편곡 우희성·남기연)은 남진의 히트곡 '미워도 다시한번' '가슴 아프게'를 연상케 하는 애절한 트롯 발라드로, 사랑뿐 아니라 이별도 결국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는 내용의 곡이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작사 차태일·한시윤 작곡 차태일, 편곡 송태호)은 재즈 스캣, 경쾌한 템포의 브라스 사운드와 어우러진 남진의 창법이 두드러진 라틴 재즈 댄스곡이다.

남진은 '이별도 내 것'을 두고 "만날 때는 뜨거워서 어쩔 줄을 몰랐는데 이별할 때는 쉽게 던져버리듯 한 그 아픔도 사실 내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가져봤다"라고 설명했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은 3년이 걸려서 가사가 붙었다. 남진은 "차태일 작곡가가 애착을 갖고 신인 작사가와 만나 이 가사가 나온 것 같다. 저도 들어보니까 너무 좋더라. 포기했던 노래를 재즈 스윙으로 풀어봤다"라고 설명했다.

남진은 쇼케이스에서 '이별도 내 것'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두 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황진환 기자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소감과 원동력을 묻자, 남진은 "가수는 (데뷔) 몇 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곡을 받을 때 새로운 여인을 만나듯이 가슴이 그냥 뛰고 설렌다"라며 "그런 곡을 만나면 편곡도 맘에 들 때까지 10번 넘게 한 적도 있다. 그런 열정을 부릴 때 저는 행복하고 즐겁다"라고 답했다.

주 종목인 트롯 말고도 평소 다양한 장르를 좋아한다는 남진은 "언제 어느 때라도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항시 불러보고 싶고, 우리 가요도 많이 부르지만 세계적인 팝 같은 노래도 굉장히 좋아했다"라며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다름 아닌 판소리다. 지금도 판소리에 정말 감동받는다. 우리의 노래 하면 진짜는 판소리고 민요"라고 말했다.

이번 신곡이 어느 정도로 히트할 것 같은지 질문하자 남진은 "어느 가수든 똑같다. 신곡을 낼 때는 이 노래가 그야말로 모든 팬들에게 사랑받기 원하고 그런 기대감으로 하는데 쉽지는 않다. 제가 혼을 담고 열정을 다 담아서 부르는데 세상 삶이라는 게 다 그렇듯, 멋진 작사, 멋진 곡, 멋진 편곡, 소화력이 다 합쳐져도 되기가 어렵더라"라고 밝혔다.

남진은 "객관성이라는 게, 대중이 어떻게 보느냐가 문제인데 거의 다 (예상과) 안 맞았다. 저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부르지만 팬들이 사랑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대하기 전에 (우선) 본인이 열심히 해야 하기 때문에 열정을 바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남진이 케이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여러 히트곡을 발표하며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남진은 '영원한 오빠'로 계속 불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자들이 소개할 때 '가왕'이나 '황제' 이런 얘기하는데 그런 말 들으면 노래하는 기분이 망가지는 것 같다.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하니까. 가요계에서 오빠 부대가 처음 생겼고 그 자부심과 기쁨이 있다. 제가 꼭 만나서 (사회자에게) 얘기한다.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영원한 오빠'로 하면 안 되나 하고 부탁한다. '오빠의 원조' 이런 말이 가장 흐뭇하고 힘이 난다"라고 설명했다.

몇 살까지 남진을 오빠라고 불러도 될까. 이와 관련해 질문이 나오자, 남진은 "그때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분만이 아실 거다. 떠나는 날까지 오빠라는 환호 소리를 듣고 힘을 내어 뜨거운 무대를 갖고 무대를 떠나는 것이 제 목표"라고 답했다.

1964년에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남진은 올해 59주년을 맞았다. 60년 가까이 열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남진은 "저는 가수란 직업을 하게 됐는데 행운이 따르지 않고는 잘 이룰 수 없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주위에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슬럼프나 곤란이 있을 때 꼭 좋은 사람, 정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나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분들 힘이 있었기 때문에 고난을 이겨내서 파도처럼 내려갔다가 또다시 올라가고… 솔직한 경우로 저는 '난 참 행운이 많구나' 그런 생각을, 세월이 가면서 더 많이 느낀다. 정말 저를 위해서 도와준 분들이 있었다"라며 "인기라는 게 돌고 돌지 않나. 슬럼프 왔을 때 기가 막힌 히트곡이 나온 적도 있다. 누군가에게라도 감사를 꼭 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산다"라고 덧붙였다.

남진은 오는 10월 14일부터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 황진환 기자
가수 생활을 지속하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팬'을 꼽기도 했다. 남진은 "팬 없는 연예인은 있을 수 없다. 필수적이고 운명적이지만 세월이 갈수록 더 감사하고 소중하다"라며 "그분들이 바라는 게 무엇이겠나. 더 좋은 노래와 좋은 모습이다. 사람이 (무언가를) 더 알수록 힘들다. 노래도 지금이 옛날보다 훨씬 더 힘들다. 욕심이 생기는데 미치지 못하니까 더 어렵고. 그렇지만 팬들이 있어서 힘이 나고, 의욕과 힘을 주는 게 팬들이라서 감사하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신곡 발표에 이어 다음 달부터는 전국 투어로 각 지역 팬을 만난다. 10월 14일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전주·부천·대전·청주·대구·울산·제주·남양주·안산·서울 등을 돈다. 김현수 연출은 "선생님의 예전 OST부터 현재(곡)까지 전 과정을 정통 트롯과 선생님이 좋아하는 장르, 전통문화가 하나 되는 것으로 구성해 보려고 한다"라며 "선생님이 국악 너무 좋아하셔서 국악 쪽도 조금 가미하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템포가 빠르고 흥겨운 곡을 좋아한다는 남진은 전국 투어를 위해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나이 또래 가수들은 움직이지 않고 노래하는 편인데 저는 '님과 함께' '둥지' '나야나' 등 빠른 노래가 많다. 그 노래를 가만히 서서 부르면 팬들이 얼마나 힘 빠지겠나. 옛날에 제가 부른 게 있는데. (지금은) 한계가 있지만 방법은 딱 하나다. 지금도 한두 시간은 꼭 운동, 움직이는 연습을 한다"라고 전했다.

"항시 그런 각오로 준비하지만, 신인으로 데뷔하는 기분으로 정말 혼신을 다해서 열정과 사랑을 다 담아서 공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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