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공백' 홍현석이 메울까 "부담스럽지 않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홍현석. 대한축구협회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대표팀 합류가 늦어지고 있다. 또 다른 '유럽파' 홍현석(24·헨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홍현석은 K리그1 울산 현대 산하의 울산 현대고를 졸업한 뒤 해외 임대 시스템을 통해 유럽으로 떠났다. Spvgg 운터하잉(독일), FC 유니오즈 OO, LASK(이상 오스트리아) 등을 거쳐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헨트(벨기에)에 새 둥지를 텄다.
 
이적 후 첫 시즌부터 홍현석은 리그에서 37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5경기 2골 2도움으로 팀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홍현석은 이런 활약에 힘입어 지난 6월 A대표팀을 지휘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6월 16일 페루와 평가전에 교체로 투입되면서 첫 선을 보였는데, 자신의 생일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A매치 기간에도 어김없이 홍현석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차출된 홍현석은 지난 8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웨일스와 평가전만 치르고 한국으로 떠났다.
 
홍현석 웨일스전 출전. 대한축구협회
홍현석은 지난 9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12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그리고 13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로 이동해 15일까지 추가 훈련을 실시하고, 16일 결전지인 중국 항저우로 출국할 예정이다.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에도 홍현석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홍현석은 14일 파주 NFC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A매치와 아시안게임 모두 뛸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A대표팀 선배인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선배들의 응원이 있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만큼 후배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홍현석은 "형들이 '아시안게임이 쉽지 않을 거다', '무조건 고비가 올 거다'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그럴 때마다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야 된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선배들의 조언을 받은 홍현석의 눈빛에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합류가 늦었지만 A대표팀에서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친다. 홍현석은 "대표팀 형들과 훈련을 하면서 공격 템포와 수비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다"면서 "웨일스와 경기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때는 더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각오를 다졌다.
 
훈련 중인 홍현석. 대한축구협회
중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인 홍현석은 "나는 항상 어디서 뛰든 준비가 돼 있다. 어디서든 뛰고 싶은 마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앙 미드필더로서 수비적인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격적인 패스나 공격 포인트 부분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스 이강인의 합류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홍현석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홍현석은 "부담은 딱히 되지 않는다. 그냥 내 플레이를 하고 싶을 뿐"이라며 "내가 해야 할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딱히 부담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파리 생제르맹(PSG)에 이강인의 차출 협조를 구한 상태지만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SG는 이강인을 아시안게임에 조기에 차출할 경우 내년 1월 열릴 아시안컵 차출 시점을 늦춰달라는 조건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의 합류가 늦어질 경우 포지션이 같은 홍현석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홍현석이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 대신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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