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긍정, 긍정, 긍정' 클린스만, 감독직 내놓을 각오도 있나?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직을 내놓을 각오까지 하며 팀을 이끌고 있을까. 목표를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으로 두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럽에서 열린 A매치 2연전을 마치고 국내파들과 함께 입국했다. 당초 그가 밝힌 일정은 9월 A매치 후 유럽에 남아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관전하는 것.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일정을 바꿔 한국에 들어왔다.

이날 기자 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에서 많은 분들이 보통은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보통 감독도 같이 온다는 얘기를 듣고 그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는 표면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실상은 이른바 '해외 재택 근무' 논란 등 나빠진 여론 때문이다.

'어쨌든'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저희 벤치 마크(기준점)는 결국은 아시안컵"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는 자신감이 있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상대 팀 분석과 주요 선수들을 어떻게 저희가 분석을 하고 준비를 하는 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는 것이다.

"큰 대회가 끝난 후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데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그 변화 속에 많은 이슈들이 있고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된다. 모든 부분을 협회와 팀 차원에서 만족 시키면 참 좋겠다"는 긍정적 미래를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큰 대회에 가서 좋은 결과를 냈을 때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자신감을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대회까지 어떻게 저희가 준비를 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며 "아시안컵에는 최고의 선수단을 꾸려서 좋은 성적을 내게끔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아시안컵에 대한 열의를 다시 드러냈다.

지난 3월 입국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할 때부터 아시안컵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부임이 확정된 후 3월 8일 입국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는 최근 20~25년 동안 거스 히딩크 감독을 필두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 벤투 감독까지 이어지며 상당히 좋은 팀을 만들었다. 카타르월드컵에서도 강팀을 상대로 이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포르투갈을 이겼고, 예전에는 독일을 상대로도 승리한 경험이 있다. 당연히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게다가 아시안컵 트로피는 우리에게도 절실한 목표다. 한국 축구는 무려 63년 전인 1960년 아시안컵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아시아의 강호를 입증하기 위해선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엔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선수진이 자리 잡고 있다. 손흥민(토트넘)이 건재하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요 유럽파의 컨디션이 정점을 찍고 있는 시점이라 팬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팀에 초청받은 클린스만 감독. 첼시 공식 SNS 캡처·연합뉴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정작 클린스만 감독은 내내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원격 근무 논란이 불을 지폈고, 웨일스와 평가전 뒤 상대 선수에게 유니폼을 요청하는가 하면 영국에 출장 가서 선수 시절 소속팀(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매치에 출장하는지에 대한 논란과 쿨링 브레이크 당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지 않는 모습까지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히는 등 갖가지 설화에 얽혀 있다. 이로 인해 축구 팬들 사이에선 경질 요구까지 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감독이 노리는 건 '결과'다. 팬들도 감독이 어떠한 논란에 휩싸이든 결국 원하는 것은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그토록 강조해 온 아시안컵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 거취까지 고민하고 있을까.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해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으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아시안컵이 벤치 마크(기준점)가 될 것이며, 지금은 모든 코칭스태프가 아시안컵을 준비를 하고 있다. 결과가 좋지 않다면 팬들과 언론의 질타가 쏟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때는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게 감독의 숙명"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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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놓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일 때와 선수일 때 토너먼트에 대한 경험이 많고, 상당히 즐거웠다"며 "토너먼트에서 어떻게 팀을 준비하고, 어떻게 또 팀을 꾸려가는지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점"이라고 짚었다.

또 "가장 중요한 건 저희 선수들 건강하게 아시안컵까지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김민재는 물론이고,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이번 소집에서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다"면서 "이강인도 지금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건강하게 잘 준비하면 분명 최상위 팀으로 카타르에 갈 수 있고, 그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때 질타하고 비난해도 늦지 않다"며 부정적 여론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지시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긍정의 힘'을 믿었다. "대회를 준비할 땐 긍정적인 여론과 힘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강하게 뭉치고 아무리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져도 외부에서 자꾸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면 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비난 여론에 대한 자제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긍정적인 여론, 긍정적인 분위기,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수들이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라는 건 국민의 팀이고 국가를 대표하는 팀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같이 만들어 가는 게 팀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까지는 팬들, 선수단, 코칭스태프, 미디어 여러분들이 같이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더 좋은 시너지를 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번 더 언급했다. 최근 한지 플릭 감독이 경질된 독일 대표팀에서 클린스만 감독에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에 대해선 "지금 현재는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 갖고 오는 데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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