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희비' 축구는 16강 조기 확정, 배구는 61년 만에 노메달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한 남자 축구. 연합뉴스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축구는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고 순항하고 있지만, 배구는 개회식이 열리기도 전에 짐을 싸게 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 리그 E조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마지막 3차전을 남겨두고 일찌감치 16강에 선착해 여유 있게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2경기에서 무려 13골을 터뜨리는 화력을 뿜었다. 특히 19일 쿠웨이트와 1차전에서 무려 9골을 폭발하는 화끈한 대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부상 및 소속팀 일정으로 합류가 늦어진 가운데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해트트릭으로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이강인 합류. 연합뉴스
이틀 뒤 열린 2차전에서도 4골을 터뜨리며 화력을 이어갔다. 같은 조에 속한 바레인이 2무(승점 2), 쿠웨이트와 태국이 각각 1무 1패(이상 승점 1)에 머문 사이 한국은 2승(승점 6)을 거둬 3차전 결과와 상관 없이 홀로 16강에 올랐다.
 
이날에는 그토록 기다리던 이강인까지 합류해 기대를 모았다. 비록 2차전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3차전부터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강인의 합류로 한국은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가파른 상승세로 3회 연속 금메달을 향한 청신호가 환히 켜졌다. 한국은 1970년과 1978년 방콕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986년 서울 대회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후 20년 넘게 금맥이 끊겼지만,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연속 정상에 오르며 총 5개의 금메달을 땄다.
 
12강전에서 탈락한 남자 배구. 연합뉴스
반면 임도헌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 배구 대표팀은 12강전에서 파키스탄에 발목을 잡혔다. 개회식을 하루 앞둔 22일 대회를 마쳐 씁쓸히 중국을 떠나게 됐다. 한국의 아시안게임 여정은 단 3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앞선 조별 리그에서부터 한국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대회 첫 경기부터 세계 랭킹 27위인데 73위로 약체인 인도에 일격을 당한 것. 아시아 강국이라 자부하던 한국 배구의 자존심이 크게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큰 충격에 빠졌고, 인도는 격하게 환호하며 벅찬 감격을 만끽했다. 한국 언론에서는 일제히 '항저우 참사'라는 표현으로 비판했다. 반면 인도 현지 매체 'fitsportsindia'는 "인도가 조별 리그에서 한국을 꺾고 역사를 썼다"면서 "3회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을 상대로 승리한 만큼 인도 선수들의 자신감이 올라갔을 것"이라고 승리를 자축했다.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임도헌 감독. 연합뉴스
다행히 2차전에서는 캄보디아를 꺾고 기사회생했다. 당초 목표로 잡은 조 1위는 놓쳤지만 1승 1패를 거둬 조 2위로 12강에 안착했다. 하지만 캄보디아가 세계 랭킹에 집계 되지 않은 배구 변방인 만큼 승리를 만끽할 상황은 아니었다.
 
힘겹게 오른 12강전에서도 세계 랭킹이 한참 낮은 파키스탄에 일격을 당했다. 51위인 파키스탄은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패배를 당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설욕에 성공해 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962년 자카르타 대회(5위) 이후 무려 61년 만의 노메달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의 금메달을 목표로 대회에 나섰지만 현주소는 메달권에서 한참 벗어난 12강이었다. 3회 연속 금메달을 향해 순항 중인 축구와 상반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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