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길과 결승서 재대결한 오상욱 "5년 전 패배 설욕? 金 생각뿐이었다"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이 25일 오후 중국 항저우 항저우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레 결승 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다.. 항저우(중국)=황진환 기자
오상욱(26·대전광역시청)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패배를 안긴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에 대한 설욕보다 금메달을 향한 욕심이 컸다.
 
오상욱은 25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남자 결승전에서 구본길을 15 대 7로 꺾었다. 선배 구본길을 제치고 당당히 한국 펜싱의 간판으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첫 아시안게임을 치른 구본길은 당시 단체전에서 구본길,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와 금메달을 합작했다. 하지만 개인전에서는 대표팀 선배인 구본길에게 패해 은메달에 만족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두 선수는 결승에서 만났는데, 마지막에 웃은 건 오상욱이었다. 오상욱은 5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 개인전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예를 안았다. 
 
공교롭게도 오상욱은 이날 승리로 구본길의 대기록 달성 도전을 저지했다. 구본길은 개인전 4연패와 한국 선수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6개) 타이를 노렸지만 무산됐다.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오른쪽)과 구본길이 25일 오후 중국 항저우 항저우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레 메달 수여식에 참석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받고 있다. 항저우(중국)=황진환 기자
오상욱은 경기 후 "(구본길의) 4연패 도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도 "5년 전 졌던 기억이 있어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후반에 잘 푼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앞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구본길은 결승에서 오상욱을 만난 데 대해 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경기를 앞두고선 오상욱에게 물을 부탁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오상욱은 "나도 한국 선수(구본길)와 결승에서 만나 편했다"면서 "5년 전 아시안게임 결승전 패배를 복수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냥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개인전 첫 금메달인 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을 터. 오상욱은 "얼마 전 크게 다친 뒤 회복할 시간이 없었는데, 팀에서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다"면서 "스스로 잘했다는 마음을 가지니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오상욱은 "이번 아시안게임은 파리올림픽 전 전투력을 측정하기 좋은 대회였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세를 몰아 내년에 열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오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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