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테니스 일 냈다' 메이저 대회 우승자 잇따라 격침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2023 여자 단식 32강전 소피아 케닌(미국)과 장수정의 경기. 장수정이 공을 받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테니스 선수들이 잇따라 메이저 대회 우승자 출신 강적들을 격파했다.

장수정(162위·대구시청)은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 오픈(총상금 25만9303 달러) 단식 1회전에서 소피아 케닌(30위·미국)을 눌렀다. 세트 스코어 2 대 0(6-1 6-4) 완승을 거뒀다.

케닌은 2020년 호주 오픈 우승과 프랑스 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그해 세계 랭킹 4위까지 오른 케닌은 투어 통산 5번 단식에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장수정은 두려움이 없었다. 장수정은 2018년 케닌과 첫 대결에서 2 대 0(7-6<8-6> 6-3)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번에도 승리하며 상대 전적 2전 2승의 강세를 보였다.

장수정의 WTA 투어 단식 본선 승리는 지난 2월 태국오픈 이후 8개월 만이다. 코리아 오픈에서는 당시 8강에 올랐던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승리다. 장수정은 2회전에서 에미나 벡타스(116위·미국)-라우라 피고시(118위·브라질)의 경기 승자와 격돌한다.

이날 장수정은 처음으로 세계 30위 선수를 눌렀다. 종전에는 2013년 이 대회 1회전에서 당시 33위였던 클라라 자코팔로바(체코)를 누른 게 최고 랭커에 대한 승리였다.

자신감이 넘쳤다. 장수정은 이날 1세트 게임 스코어 1 대 1에서 5게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4 대 3으로 앞선 가운데 서브 게임을 지키며 1시간 31분 만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2023 32강전 백다연과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의 경기. 백다연이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백다연(573위·NH농협은행)도 일을 냈다. 2017년 프랑스 오픈과 코리아 오픈 우승자인 옐레나 오스타펜코(17위·라트비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백다연은 오스타펜코와 1회전에서 세트 스코어 2 대 1(3-6 6-1 7-6<4>)로 승리했다. 1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2, 3세트를 따냈다.

백다연이 꺾은 선수 중 최고 랭커다. 오스타펜코는 2017년 혜성처럼 프랑스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고, 코리아 오픈에서도 결승에 구름 관중을 몰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백다연은 지난달 항저우아시안게임의 기세를 이었다. 소속팀 후배 정보영과 나선 여자 복식에서 한국 테니스에 13년 만의 동메달을 안겼다.

이날 백다연은 특유의 끈질긴 수비로 오스타펜코를 괴롭혔다. 오스타펜코는 강력한 스트로크로 백다연을 압박했지만 실수를 연발했고, 마지막 포인트 역시 라인 밖으로 향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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