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내게 일이란 무엇인가 묻다…'일과 인생'

을유문화사 제공
'행복해질 용기', '삶과 죽음' 등으로 잘 알려진 기시미 이치로의 '일과 인생'이 출간됐다.

이 책은 2017년 출간된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의 개정판으로, 학교를 졸업하면서 시작되는 '나 뭐 먹고 살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평균 수명까지 늘어나면서 먹고 사는 일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우리에게 인간은 왜 일해야 하고, 잘 살기 위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개인심리학을 수립한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사상에 작가이자 철학자인 저자의 경험을 더해 풀어냈다.
 
아들러는 일, 교우(타자와의 관계), 사랑이라는 인생 과제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세 가지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인생의 조화'가 결여된 상태가 된다고 했다. 저자는 사람들의 삶 속에선 일이 불균형할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인생의 조화와 행복을 위해서는 일을 삶 속에 어떻게 위치시켜야 할지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하는 것은 산다는 것과 뜻을 같이 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 거라면 일하는 것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 일함으로써 불행해진다면 그것이 설령 막대한 부를 가져다준다 해도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회 전반에서 경쟁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경쟁 속에 자란 사람들은 '타자를 넘어뜨려서라도 입학시험에 합격하고, 일류 회사에 들어가려 한다'고 경고하면서 아들러의 '우월성 추구'를 언급한다. 이는 지금과 다른 상태가 되길 바라는 것으로 걷는 위치나 속도도 다르고 때론 추월당하기도 하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우월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민의 늪인 경쟁의 장(場)에서 과감히 내려오라고 한다. 우리는 그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일이 전부라 믿고, 일하는 데서만 자신의 가치를 찾은 사람은 일하지 못하게 되면 깊은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일이 아닌 다른 데서도 자신의 가치를 찾은 사람은 일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도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상처 받지 않을 것"이라며 일의 가치를 재정립할 때 인생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OECD가 발표한 '2023 세계 행복 순위'에서 조사 대상 38개국 중 35위에 그친 한국 직장인의 행복도가 100점 만점에 40점으로 낙제점이라는 결과에 동의한다면 이 책이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드는 조언자 역할을 할 것이다.

기시미 이치로 지음 |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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