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 듣는 외국인' 마테이, 역대급 경기를 지배했다

마테이 콕. KOVO 제공

'역대 최장 시간 경기'에서 자신의 '역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사령탑에겐 '역대 최다 승리'를 안겼다.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서브, 전위, 후위, 블로킹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득점을 내리꽂았다.

슬로베니아에서 온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마테이 콕(199cm)의 얘기다.

KOVO 제공

우리카드는 시즌 개막 이후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타고 있다. 이 중심엔 올 시즌 처음 V-리그를 경험하고 있는 마테이가 있다.

마테이는 이번 시즌 4경기에 전부 출전해 120득점을 맹폭하며 현재까지 득점 1위를 내달리고 있다. 2위인 KB손해보험 스타즈 안드레스 비예나(194cm)와는 24점 차이다.

마테이는 지난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경기에서 무려 47점을 뽑아냈다. 마테이는 경기가 끝난 뒤, "정말 힘들었다"며 느낀 점을 밝혔다.

KOVO 제공

마테이가 혀를 내두른 이유는 이날 경기가 V-리그 남자부 역대 통산 최장 시간 경기를 갱신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총 경기 시간 165분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13일 치러진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KB손해보험의 맞대결(160분)을 뛰어넘었다.

양 팀은 5세트까지 접전을 치른 것도 모자라 2, 3, 5세트에서 듀스까지 가는, 그야말로 대접전을 벌였다.

KOVO 제공

이뿐만이 아니다. 마테이는 "지금까지 배구를 하면서 한 경기에 75~80개 정도의 공을 때린 적이 없는 것 같다"며 "35점 이상 득점했던 적이 드문데, 오늘이 최다 득점을 기록한 날인 것 같다"고도 알렸다.

그 결과 대접전에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팀은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는 처음 두 세트를 대한항공에게 내주며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나 싶었지만, 3세트부터 뒷심을 발휘하며 결국 '역대급' 경기에서 4연승을 달성해 냈다.

인터뷰 중인 마테이. 이우섭 기자

마테이의 입장에선 V-리그 승률 100%. 그 비결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마테이는 먼저 팀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첫째로 범실이 많지 않다. 둘째로는 블로킹, 미들 플레이에서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 셋째는 쉽게 플레이한다"며 3가지로 답했다.

이어 개인의 기록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마테이는 47득점을 비롯, 53.85%의 공격 종합 성공률을 기록했다. 공격 점유율은 50.98%에 달했다. 이 사실을 들은 마테이는 "기록 알게 되니 기분 좋다"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마테이에게 부담감은 없을까. 이에 대해 마테이는 "솔직히 부담과 압박은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리그에서 외국인의 역할이 그렇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나의 위치에 맞는 부담감이기 때문에 개의치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과 마테이(오른쪽). KOVO 제공

이날 마테이의 맹활약에 힘입어 'V-리그 최다 승리 단독 1위'의 영예를 안은 우리카드 사령탑 신영철 감독도 찬사를 보냈다. 신 감독은 "보통 외국에서 온 선수는 말을 잘 안 듣는데, 마테이는 잘 듣고 잘 따라준다"며 "스피드 공격을 잘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 중 리듬이나 스텝 등을 체크해 마테이에게 말해주는데, 마테이가 이 부분을 잘 따라준다"며 "그 결과 오늘도 결정적인 포인트가 났다"고 극찬했다.

상대 팀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 역시 마테이에게 박수를 보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전 브리핑에서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인 마테이가 요즘 되게 잘하는 선수"라고 언급했고, 경기 후에는 "마테이의 서브가 무척 잘 들어와서 팀이 흔들렸다"며 칭찬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