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입에서 또 나온 '클린스만 자유 축구', 결과로 이어질까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 싱가포르와 경기를 앞두고 열린 훈련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입에서 '자유'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 경기장에서 자유로운 움직임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뚜렷한 공격 전술 없이 '역대급' 선수진에 의존해 경기를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동시에 앞서 갖가지 논란에 휩싸였던 클린스만 감독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드필더 홍현석(KAA 헨트)은 지난 14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 스타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홍현석은 "공격할 때 자유롭게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 나가는 축구"라고 답했다.

지난 10월 A매치 이후 대표팀 공격진의 화두는 '자유'다. 경기 중 포지션을 바꾸는 '스위칭 플레이'를 선수들이 상황에 맞게 알아서 하고, 이를 감독이 허용했다는 것이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10월 A매치 베트남전이 끝난 뒤 이에 대해 언급했다. "좋아하는 위치도 각자 다르고 그날 경기가 안 풀리면 자리를 바꾸기도 한다. 감독님이 자유롭게 해주시는 부분이 있다"는 것.

이재성(마인츠)도 튀니지전을 돌이키며 "감독님이 자유를 주셨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하고 바꿔가면서 자율적으로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역시 "감독님은 매 경기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많은 자유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각종 설화에 휘말리며 여론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황. 클린스만 감독의 '자유 전술'은 결국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만 의존한 축구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기까지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일까.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믹스트존 K'를 통해 이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이재성 같은 선수들이 자유롭게 로테이션하길 원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상황에 따라 위치를 바꾸는 움직임으로 상대에게 혼란을 주는 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훈련도 한다"고도 해명했다. "자유로운 공격 포지션 시스템에서 볼을 잃으면 공격수 모두 자신이 있던 자리에서 수비로 내려와야 한다"며 "앞서 4번 소집 때 선수들의 그런 부분을 이해하고 훈련했다"는 것이다. 또 "이런 건 훈련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선수들이 알아서 하게 둔다"고 부연했다.

박종민 기자

다행히도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손흥민은 "너무 날카롭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분명히 선수들의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이재성과 이강인도 오히려 좋다는 반응이다. 이재성은 "감독님께서 자유로운 움직임을 허락하셨기에 강인이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변화를 줬는데, 좋게 작용했다"고 확언했다. 이강인은 "더 경기력이 좋아진 것 같다. 저희 얘기를 많이 들어주셔서 굉장히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역시 "감독님을 100% 믿는다"고 힘을 실었다. 조규성(미트윌란)은 "분위기만큼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훨씬 좋다"며 "아닌 선수들도 있겠지만, 자유로운 감독 성향이 좋다"고 믿음을 보냈다.

부임 이후 줄곧 평가전만 치러온 클린스만호는 첫 실전에 나선다. 본격적인 2026 북중미 월드컵 여정이 시작된다. 오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 싱가포르와 맞대결을 벌이고, 21일엔 중국 선전으로 넘어가 중국과 2차전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의 궁극적인 목표로 볼 수 있는 다음 월드컵을 향한 첫 출발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자유 축구가 최종 목표를 향한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비판적인 여론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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