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은 꿈꾸던 무대" 싱가포르 대표로 돌아온 송의영

송의영. 연합뉴스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꾸던 무대였어요."

한국 축구의 성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밟는 것이 꿈이었다. 1993년생, 우리나이로 서른이 된 후에야 그 꿈을 이루게 됐다. 무대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하지만 원정 팀 자격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는다. 싱가포르로 귀화한 송의영(수라바야)이다.

송의영은 특별한 이력을 자랑한다. 정왕중과 여의도고를 거친 엘리트 선수. 하지만 고교 졸업과 동시에 싱가포르 홈 유나이티드(현 라이언시티)로 향했다.

K리그가 아닌 싱가포르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귀화를 추진했고, 2021년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어 싱가포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A매치 20경기에 출전해 4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송의영의 21번째 A매치 상대가 바로 한국이다.

송의영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전 기자회견에서 "어렸을 때,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꾸던 무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뛴다고 했을 때 설렜고, 동시에 긴장도 됐다. 많은 유소년들이 나와 같은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원정 팀 자격으로 왔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로 귀화하고, 또 싱가포르 국가대표로 뽑혔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경기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괌과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서 꿈은 현실이 됐다.

송의영은 "괌과 플레이오프 전에도 가족들이 '꼭 이겨서 한국에 와라'고 하면서 부담을 줬다"면서 "나도 한국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할 거라 상상도 못했다. 귀화 후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감사한 마음이 크고, 한국 팬들 앞에서 능력있는 선수로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의영은 2년 동안 A매치 20경기를 소화했다. 싱가포르의 주축이다. 싱가포르의 일본인 사령탑 니시가야 다카유키 감독도 "송의영이 그래도 한국 선수와 경기한 경험이 많아 내일 경기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의영은 "비록 귀화를 해서 싱가포르를 위해 뛰고 있지만, 한 나라의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큰 영광"이라면서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싱가포르를 위해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숙제였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지금은 많은 경기를 뛰어 플레이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한국과 맞대결. 동료들도 송의영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

송의영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고 들었다. 훈련을 하는데 동료들이 못 움직이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나도 한국 겨울에 익숙한 사람이지만, 이 날씨에 공을 찬 것이 오래 됐기에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면서 "선수들이 많이 물어봤다. 나도 영상을 공유하면서 키 플레이어가 누구인지,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보여줬다. 다만 듣는 것과 경험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전반에 빨리 적응하고, 대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한국을 상대하기에 다들 많이 긴장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다만 원정 팀으로 왔기에 많은 홈 팬들 앞에서 뛰어야 해 긴장하고, 주눅들 수 있다. 긴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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