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결정? 쉽지는 않았죠" 득점왕 주민규의 선택은 옳았다

울산 주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뭔지 모를 촉이 있었어요."

주민규(울산 현대)는 겨울 이적시장 이적을 선택했다. 울산으로의 컴백이었다. 주민규는 K리그2와 상주 상무(현 김천)를 거쳐 2019년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울산에서 28경기 5골에 그쳤고, 1년 만에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했으니 4년 만의 울산 복귀였다.

울산 복귀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주민규가 울산 복귀를 선택한 배경에는 홍명보 감독의 존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에 흔히 말하는 촉이 있었다. "울산이 우승할 수 있다는 감"이라는 것이 주민규의 설명이다.

울산으로 돌아온 주민규는 펄펄 날았다. 36경기 17골. 지난해 조규성(미트윌란, 당시 전북 현대)에 출전 경기 수에서 밀려 놓쳤던 득점왕을 손에 넣었다. 제주 시절이었던 2021년에 이은 두 번째 득점왕이자, K리그 역대 네 번째로 두 차례 득점왕을 차지했다.

주민규는 4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시상식에 앞서 "이적을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울산에서 잘하고 떠났으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올 텐데…"라면서 "뭔지 모를 촉이 있었다. 울산이 우승할 수 있다는 감이 있어서 선택했다. 홍명보 감독님의 울산을 거절할 수 있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은 주민규가 있던 2019년 마지막 날 전북에 우승을 뺏겼다. 2020년과 2021년에도 뒷심 부족에 울었다. 하지만 울산은 달라졌다. 지난해에 이어 K리그1 2연패를 달성했다.

주민규에게도 첫 우승이었다. 2020년 제주에서 우승을 경험했지만, K리그2였다.

주민규는 "훌륭한 감독님 밑에 훌륭한 선수를 모아놓은 팀이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안 좋은 상황이 오는데 그걸 이겨내는 힘이 생겼다"면서 "나는 솔직히 불안했다. 2019년에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들 여유있게, 자기 패턴대로 준비하는 모습을 봤다. 우승 DNA, 즉 우승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그 모습을 보고 올해도 우승하겠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축구 외적인 것도 보였다. 나도 지도자를 할 수 있으니 더 디테일하게 보게 됐다. 지도자의 말이나 훈련 방식, 상황 대처 등을 공부하는 것 같다"면서 "감사하게도 홍명보 감독님 밑에서 뛴 것은 행운이다. 어떤 선수도 다르게 느낄 것이다. 홍명보 감독님과 오래 하고 싶다. 감독님이 3년 계약을 했으니 나도 1년 더 연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8월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주민규는 계약기간이 2년 남았다.

두 번째 K리그1 득점왕. 아쉽게 K리그1 MVP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울산은 주민규 대신 수비수 김영권이 MVP 후보에 올렸고,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주민규는 "1도 아쉽지 않다. 영권이 형이 당연히 후보에 올라가야 한다. 나도 영권이 형이 받을 수 있다면 전혀 서운하지 않다. 경기장 안팎에서 영향력을 줬다"면서 "아마 밥 한 번 사주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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