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지킨 韓 배구 팬들' V-리그 전반기 관중 '대폭 증가'

김연경의 서브를 지켜보는 배구 팬들. KOVO 제공

프로배구 V-리그는 지난 10월 우려 속에 막을 올렸다. 개막 직전 한국 배구가 국제 대회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자연스레 '우리가 왜 V-리그를 봐야 하냐'는 질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팬들은 한국 배구와 의리를 지키고 있다. 남녀부 모두 중계 방송 시청률은 물론 경기장을 직접 찾는 관중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8일 "2023-2024 도드람 V-리그가 이달 25일 경기를 끝으로 3라운드를 마치며 반환점을 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전반기 배구 시청률과 관중 수 관련 수치를 발표했다.

우선 남녀부 모두 평균 시청률이 지난 시즌보다 상승했다. KOVO에 따르면 이번 시즌 전반기 남녀부 63경기씩 총 126경기가 진행됐는데, 평균 시청률은 지난 시즌보다 0.04% 증가한 0.86%를 기록했다.

전반기 남자부 최고 시청률 경기는 1.02%를 찍은 지난 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와 우리카드의 경기다. 이날 경기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리카드가 세트 스코어 3 대 2 승리를 거뒀다.

전반기 여자부 평균 시청률은 1.15%로 역대 전반기 2번째 수준이었다. 가장 높은 시청률은 지난 2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펼쳐진 2위 흥국생명과 1위 현대건설의 맞대결에서 나온 1.54%다. 이날 경기는 현대건설이 세트 스코어 3 대 1로 흥국생명을 제압했다.

아시아배구연맹 제공

개막 직전까지만 해도 V-리그에 대한 전망은 암울했다. 올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비롯해 국제 대회에서 남자, 여자 배구 모두 최악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남자 배구는 올해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 3위, 아시아선수권대회 5위 등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7위를 기록하며  61년 만에 '노 메달' 수모를 겪었다.

여자 배구도 심각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기록했고, 아시아선수권에서 역대 최하인 6위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 5위로 역시 메달이 무산된 여자 배구는 파리올림픽 예선에서는 7연패를 당해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팬들은 의리를 지켰다. 1라운드 첫 경기가 시작된 주말부터 남녀부 4경기에 총 1만 734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지난 시즌 개막 직후 4경기 관중보다 1594명이 증가한 수치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까지 치러진 전반기 총관중은 26만 512명. 남자부 10만 9709명, 여자부 15만 803명의 관중이다. 지난 시즌 대비 9.4% 늘어난 수치다.

남자부는 전 시즌보다 무려 23.5%가 늘어났다. 전반기 최다 관중을 동원한 경기는 지난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경기다. 이 경기에는 총 3267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여자부 최다 관중 경기는 같은 날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대결이었다. 이 경기엔 6150석의 관중이 들어차 매진을 기록했다.

서브를 넣고 있는 우리카드 마테이. KOVO 제공

남자부에서 최고 인기 구단은 1위 우리카드였다. 최다 관중 수를 기록한 5경기 중 4경기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의 홈 경기였기 때문이다.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194cm)은 지난 27일 KB손해보험과 홈 경기에서 승리한 뒤 "매번 많은 팬들이 찾아오신다. 팬들의 함성에 선수들이 힘을 얻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큰 함성은 경기 중에도 큰 힘이 된다"며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여자부에선 김연경(191cm)이 버티는 흥국생명의 관중몰이가 돋보였다. 여자부 최다 관중 수 5경기가 모두 흥국생명의 홈 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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