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의 새로운 도전 "자신 없으면 FC서울 안 왔다"

FC서울 김기동 감독. 연합뉴스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김기동 감독은 겨울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선수로서, 또 지도자로서 정들었던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FC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그만큼 서울을 다시 예전 K리그를 이끌던 서울로 바꿀 자신이 있었다.

김기동 감독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선택할 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5년 동안 포항에서 부족하다면 부족하겠지만,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면서 FA컵에서 우승을 했고, 어떤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가운데 서울에게 이야기를 했다. 주위에서 김기동은 포항이니까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나를 평가할 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부담보다는 설렘이 더 컸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컸기에 서울에 오게 됐다. 서울이 예전 찬란한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은 최근 서울답지 않은 성적을 냈다.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2019년 3위로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최근 4년 동안 계속 파이널B에 머물렀다.

김기동 감독은 팀을 강조했다.

김기동 감독은 "서울과 경기를 할 때 항상 부담스러웠던 부분은 기술적인 선수, 능력이 있는 선수가 많았다. 그런 선수들 때문에 포항이 경기를 지배하면서도 부담스러웠다"면서 "다만 조직적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못 받았다. 기술적인 선수가 많으면 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승리와 우승을 가져올 수는 없다. 팀 워크로 조합을 이뤄내고, 하나가 되는 축구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팀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감독과 선수의 수평적인 관계, 결국 믿음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김기동 감독은 "서울은 포항에 비해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갖는 것 같다. 치밀한 관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 부분을 먼저 터치하려 한다. 수직적인 관계보다 수평적인 관계에서, 조금 더 편하게,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 다가가겠다. 고충도 듣고, 문제도 해결해주면 믿음이 생기고, 성적도 나올 것"이라면서 "선수들에게 김기동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감독을 믿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를 믿고 따라온다면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FC서울 김기동 감독. 연합뉴스
목표는 서울다움을 찾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당장의 우승보다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목표다.

김기동 감독은 "주위에서는 그동안 성적을 못 냈으니 6위만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데, 그것보다 높은 순위를 바라보고 있다. 당장 우승을 논할 수 없지만, ACL을 목표로 한다"면서 "자신이 있어서 서울에 왔다. 서울다움이란 K리그를 주도해서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내 책임이 중요하다. 성적이 좋아야 모든 것이 이뤄진다. 성적이 좋아야 서울다움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계약 기간 내 우승을 외쳤다.

김기동 감독은 "다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일단 올해 서울 팬들이 환호하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 축구를 보여주겠다"면서 "당장 올해 우승하겠다기보다 목표는 ACL로 잡고 스타트하겠다. 이후 상황을 보면서 기회를 잡겠다. 내가 서울에 있는 동안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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