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딸' 윌로우 존슨, 흥국생명과 V-리그에 새 바람?

윌로우 존슨. 흥국생명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새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191cm)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자부 1위 탈환을 노리는 흥국생명의 키 포인트는 윌로우가 될 전망이다.

29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윌로우의 비자 및 국제이적동의서(ITC) 등 행정 절차가 지난 26일 마무리됐다. 선수 등록 역시 완료됐다.

등번호 51번. 이제 윌로우에겐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V-리그 코트에 오를 일만 남았다.

지난주 올스타 휴식기를 보낸 프로배구가 이번 주부터 재개된다. 휴식기 전후로 남녀부 통틀어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팀은 여자부 흥국생명이다.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22일 "지난 두 시즌 동안 동행한 엘레나 므라제노비치와 계약을 마무리했다"며 외국인 선수 교체 소식을 알렸다.

옐레나는 이번 시즌 1, 2라운드 100점을 훌쩍 넘기는 득점력과 공격성공률 40% 이상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3라운드(132득점·37.54%)부터 공격성공률이 30%대로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했고, 4라운드(98득점·34.84%)엔 두 자릿수 득점에 그치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결국 흥국생명은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 원정 경기를 끝으로 옐레나와 작별했다.

그 사이 흥국생명은 리그 1위 자리까지 라이벌 현대건설에 빼앗기고 말았다. 현재 흥국생명은 18승 6패(승점 50)로 2위에 랭크돼있다. 선두 현대건설(19승 5패 승점 58)과 승점 차는 8로 벌어졌다.

지난해 트라이아웃 당시 윌로우 존슨. KOVO 제공

흥국생명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다른 외국인 선수를 물색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시즌 중 대체 외국인 선수 범위는 시즌 전 트라이아웃에 출전했던 선수로 한정된다.

흥국생명의 선택은 미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였다. 윌로우는 앞서 3번이나 V-리그 코트를 밟기 위해 도전했다. 작년 5월 진행된 트라이아웃에서도 191cm의 큰 신장을 이용한 타점 높은 공격과 블로킹으로 구단들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의 전설적인 투수 랜디 존슨의 딸이라는 점도 윌로우를 주목하게 했다. 아버지 랜디 존슨은 1988년부터 2009년까지 MLB에서 활약한 야구계 레전드 투수다. 통산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를 올렸고 5번의 사이영상 수상, 10번의 올스타 선정을 비롯해 퍼펙트 게임과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윌로우는 지난 26일 구단을 통해 "프로 리그에서 4년 뛰었고 한국에 오게 돼 영광"이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에 한국에서 뛰었던 미국 선수들이나 수준 높은 선수들에게 V-리그에 대해 놀랍고 대단한 점들을 전해 들었다"며 "그런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환호하는 흥국생명 선수단. KOVO 제공

'배구 여제' 김연경(191cm) 역시 윌로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연경은 지난 올스타전이 끝난 뒤 윌로우에 대해 "빠른 공을 때릴 수 있는 왼손잡이 선수"라며 "그런 점에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희 팀에 많이 필요했던 스타일의 선수"라고 기대 섞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면서 "워낙 적극적이고 화이팅도 좋다. 기대가 많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윌로우 역시 "팀에 좋은 에너지와 기운을 가져온다"며 자신의 장점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것이 팀의 에너지를 끌어올려서 코트 위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고 경기를 계속해서 이겨나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흥국생명의 5라운드 첫 경기는 30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 원정 경기다. V-리그 문을 3차례 두드린 끝에 꿈을 이룬 윌로우가 이날 경기 코트 위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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