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경쟁 예상했지만' 고우석, SD 마무리 후보 언급도 안 됐다

샌디에이고 고우석.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데뷔를 앞둔 고우석(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빅 리그 도전이 예상보다 훨씬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우석의 포지션인 마무리 투수 자리엔 로베르트 수아레스(33), 마쓰이 유키(28)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있었는데, 최근 완디 페랄타(32)까지 팀에 합류했다. 샌디에이고 사령탑 마이크 쉴트 감독은 새 시즌 마무리 투수 계획에서 고우석의 이름을 빼놓고 말하기도 했다.

쉴트 감독은 지난 3일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2024시즌 구상을 내놨다. 다양한 포지션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며 마무리 투수진 운용 계획에 대해서도 답변했는데, 고우석의 이름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와 관련된 질문에 쉴트 감독은 "좋은 소식은 엄청난 후보자가 많다는 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작년 시즌까지 팀의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조시 헤이더(29)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며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떠났기 때문에 새 시즌 샌디에이고의 클로저엔 더 큰 관심이 모이는 상황.

우선 쉴트 감독은 수아레즈에 대해 "지금까지 역할을 해왔고, 충분한 자질과 정신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수아레즈는 차기 시즌 샌디에이고 마무리 투수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전망됐다.

마쓰이에 대해선 "일본에서 다년간 확실한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왔다"고 언급했다. 쉴트 감독은 최근 팀에 합류한 페랄타와 관련해서는 "위기가 많은 상황에서 투구를 해온 페랄타를 최근 영입했다"고 말했다. 끝내 고우석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왼쪽부터 로베르트 수아레스,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 수아레스 SNS 캡처·라쿠텐 이글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작년 시즌이 끝난 뒤 진행된 고우석의 빅 리그 진출 과정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고우석이 2023시즌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고우석은 작년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밖에 올리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3.68. 작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선발돼 대회에 나섰는데 평가전 도중 당한 부상 여파가 컸다. 회복 탓에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복귀 후에도 정상적인 피칭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에 기대를 걸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지난 4일 "샌디에이고는 한국 마무리 투수 고우석과 2년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 계약은 A.J. 프렐러 단장이 직접 발표했다"고 전했다.

컨디션 난조 속에서도 고우석의 묵직한 구위는 살아 있었다. 또 그동안 KBO 리그에서 보여온 모습에 희망을 걸었을 수도 있다. 고우석은 직전 시즌 61경기 4승 2패 42세이브를 기록하고 1.48의 평균자책점을 작성해 KBO 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거듭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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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지만 시즌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 특히 쉴트 감독은 스프링 캠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프링 캠프를 통해 평가할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훈련을 하는 이유"라는 것.

쉴트 감독은 "상황에 따라 누구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며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고의 불펜은 다양한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선수가 여러 명 있는 것"이라며 "1명만 고르긴 어렵다"고도 했다.

고우석에겐 스프링 캠프가 시즌 개막 전 감독의 눈에 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감독이 강조한 스프링 캠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낸다면 '꿈의 무대'에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샌디에이고 스프링 캠프는 오는 12일부터 고우석이 포함된 투·포수조 훈련으로 시작된다. 김하성(28)이 포함된 야수 조는 17일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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