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순위표는 말 그대로 '대혼전'이다.
1위 우리카드와 2위 대한항공이 최상위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3위 삼성화재, 4위 한국전력, 5위 OK금융그룹의 승점이 모두 같다. 여기에 최근 매서운 기세로 따라붙고 있는 6위 현대캐피탈도 중위권 그룹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일 3위 삼성화재와 5위 OK금융그룹이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우선 홈 팀 삼성화재는 최근 좋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선두 경쟁을 할 만큼 강한 전력을 드러냈던 삼성화재는 4라운드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경기력이 떨어지며 위기에 빠졌다. 삼성화재는 4라운드 2승 4패의 성적을 거뒀다. 라운드별 순위는 7팀 중 5위.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진행 중인 5라운드에 들어서도 분위기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위 우리카드, 2위 대한항공을 차례로 만나 모두 패했다. 그 사이 중하위권에 랭크돼 있던 한국전력, OK금융그룹이 삼성화재의 승점을 다 따라잡았다. 현대캐피탈 역시 꾸준한 상승세로 맹추격 중이다.
시즌 전적은 15승 11패(승점 40). 4위 한국전력과 5위 OK금융그룹과 같은 승점이지만 승수에 앞서 간신히 3위를 유지 중이다. 삼성화재로서는 1경기라도 삐끗하면 봄 배구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승리를 통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김준우(195cm)가 빠진 미들 블로커들의 활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준우는 지난 4라운드 마지막 경기 우리카드전에서 블로킹 이후 착지하던 중 같은 팀 김정호(186cm)의 발을 밟아 왼발목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삼성화재가 봄 배구에 진출해야 코트에 나설 수 있다.
원정 팀 OK금융그룹은 5라운드 첫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하며 4라운드 전승의 기세는 꺾였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도 승점 1을 추가하며 봄 배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까지 OK금융그룹은 14승 11패(승점 40)로 5위에 올라 있다. 승수에서 밀려 순위는 낮지만 삼성화재만 잡으면 순위를 2계단이나 끌어올려 3위에 안착할 수 있다.
5라운드에서도 외국인 에이스 레오(207cm)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봄 배구는 충분히 가능하다. 레오는 직전 경기인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서브, 블로킹, 전위, 후위를 가리지 않고 42점을 뽑아냈다. 공격 성공률은 57.14%에 달했다. 팀은 패배했어도 레오의 활약은 멈추지 않고 있다.
레오는 4라운드에서 최우수 선수(MVP)를 차지할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다. 6경기 득점(201점), 공격 성공률(62.02%), 서브(세트당 평균 0.65개) 부문 1위. 그 사이 팀은 라운드 전승을 차지했고, 봄 배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물리고 물린 V-리그 남자부 중위권에서 봄 배구로 향하는 팀은 어느 팀이 될까. 이날 경기가 남자부 판도를 바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