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조금 강도가 약해졌다고 하지만, 위성우 감독 부임 초반에는 훈련 중인 선수들이 '지나가는 개가 부럽다'고 말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훈련이 결국 우리은행 왕조를 구축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우리은행은 3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끝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3승1패로 KB스타즈를 따돌리고, 통산 12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예상은 KB스타즈의 우세였다. KB스타즈는 정규리그에서 단 세 번만 패하며 1위에 올랐다. 백전노장이 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2년 전 셧아웃 패배를 떠올리며 우승보다는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목표를 세울 정도.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서고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3점포가 터지면서 4차전에서 승부를 끝냈다.
위성우 감독은 "사실 4차전을 이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중요한 고비에서 3점을 꽂아줬다. 내가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왜 훈련을 많이 시켜야 하는지 보여줬다"면서 "감독은 항상 열심히 해야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공수표다. 성적이 안 나오면 선수들이 믿지 않는다. 우리은행의 큰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도 운동을 많이 시켰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챔피언결정전을 감안해 40분을 다 뛰게 했다. 이렇게 챔피언결정전을 가면 연습이 될 거라 생각했다. 예방 주사를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고된 훈련을 우승의 비결로 꼽았다.
박지현은 "감독님이 항상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 말하는데 고비의 끝이 없다고 느꼈다. 분명 고비를 넘긴 것 같은데 또 다른 고비가 있었다"면서 "뭔가 쥐어짜면서 경기를 뛴 것이 처음인 것 같다. 인정하기 싫지만, 다 훈련에서 나왔다. 감독님이 항상 힘들 때 지금 뛰라고 화를 낸다. 그런 훈련을 많이 했다. 오늘은 힘들게 뛰면서도 행복했다"고 웃었다.
MVP 김단비도 "어떤 훈련을 따로 하기보다 꾸준히 한다. 따로 뭐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서 쓸 체력, 몸 싸움을 미리 준비한다"면서 "공격도, 수비도 미리 준비한다. 완벽한 팀워크를 만들기 위해 항상 준비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딱 한 경기를 뛰고, 그런 것의 반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