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1일 더 휴식' 류현진, 시즌 첫 승·통산 99승 쏠까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는 이번에야말로 첫 승을 올릴 수 있을까.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후 한화는 역대급 기세로 시즌을 출발했다. 강력한 선발 투수진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타선이 조화를 이뤄, 거짓말 같은 7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9경기 7승 2패. 행복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 한화의 2024시즌 초반이다. 하지만 한 가지 '옥에 티'가 있다면 막상 류현진은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즌 첫 승리를 노린다. 류현진은 오는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류현진은 4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출전했어야 한다. 하지만 3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등판 일정이 하루 밀렸다.

승리 투수가 되기 위한 3번째 도전이다. 류현진은 앞서 2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올 시즌 첫 등판은 지난달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개막전이었다. 12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류현진의 투구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 2자책점으로 부진했다. 2회부터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류현진의 제구력 난조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에서 뛰던 시절에도 보기 힘들었던 생소한 모습이다. 많은 공이 가운데로 몰렸고, 류현진을 상대하기 위해 좌타자를 다수 배치한 LG 타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삼진을 1개도 잡아내지 못했다. 이 경기 전까지 류현진이 국내 무대에서 선발 등판해 탈삼진을 기록하지 못한 건 2007년 9월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유일했다. 그 결과 한화는 LG에 2 대 8로 졌고 류현진은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 류현진. 연합뉴스

2번째 선발 등판은 지난달 29일 kt wiz와 홈 개막전이었다. 대전으로 돌아온 류현진을 응원하기 위해 홈 구장엔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다. 류현진은 6이닝을 던지며 9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볼넷을 1개도 허용하지 않는 등 나아진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그러나 변화구 제구에 문제점을 노출했고 8개의 안타를 내주며 2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3번째 선발 등판에선 제구력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류현진 역시 kt전 등판 이후 "첫 번째도 제구, 두 번째도 제구"라며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구력 회복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도 류현진의 정확한 투구는 MLB에서도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1년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8월 부상에서 복귀한 후 절묘한 변화구 제구를 뽐내며 빅 리그 타자들을 농락했다. 특히 시속 100km대의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이 인상적이었다.

MLB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작년 류현진이 던진 공 830개 중 395개가 스트라이크 존 근처인 '섀도 존'을 관통했다. 섀도 존은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 안팎으로 공이 1개씩 들어가는 너비의 구간을 말한다. 이는 투수의 제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MLB 시절 류현진. 연합뉴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역시 2023시즌이 끝난 뒤 류현진의 제구력을 조명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750구 이상 던진 투수 중에서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공의 비율이 47.6%로 MLB 공동 4위에 올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화 선발 로테이션에 든 투수 중 류현진은 유일하게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을까.

국내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승리 투수가 된 건 2012년 9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이 마지막이다. 우천 취소까지 겹쳐 힘을 비축한 류현진이 4210일 만에 KBO 리그에서 승수를 쌓고 개인 통산 99승을 따낼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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