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의 만남과 일생…美이민자 서부 개척 신화의 허상

[신간]'그 언덕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 '소셜 애니멀'

민음사 제공

백인 남성 중심의 미국 서부 개척 신화를 중국 이민자와 여성의 시각으로 쓴 '그 언덕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는 미국 문단과 언론에 화제를 일으킨 중국계 미국 작가 C 팸 장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골드러시 황혼기 금 채굴에 뛰어든 중국인 이민자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미 서부의 광대한 자연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시적 문체로 역사의 무대에 가려진 소수자들을 조명했다. 이로써 서부 개척 신화를 해체하고 새로 구축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소설은 지난밤 '바'(아빠)가 죽고 열두 살 루시와 열한 살 샘이 고아가 되면서 시작한다. 두 아이는 '마'(엄마)가 가르쳐 준 대로 시신에게 '집'을 찾아주는 장례를 치르기 위해 말 한 마리를 훔쳐 시신을 담은 트렁크를 싣고 길을 떠난다. 그들을 이방인 취급하며 적대시하는 마을에서는 더 머무를 수가 없다.

루시는 '집'이 무엇인지 모른다. 제대로 된 집도 없이 황금을 좇는 탐광꾼인 아빠는 궁극적으로 가족을 위한 땅을 원했다. 하지만 황금도 땅도 가지는 데 모두 실패했다. 문명과 지식의 힘을 믿은 엄마의 정신세계를 물려받은 루시는 새로운 정착지를 찾고 싶다. 그러나 샘은 자신에게 큰 사랑을 준 아빠의 장례에 더 집착한다. 모든 면에서 다른 두 아이는 여정 내내 충돌한다.

끝이 없을 것 같은 풍경 속에서 두 아이는 그들 가족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동물인 호랑이의 유골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이 아버지의 시신을 묻을 곳이라는 데 합의한다. 장례식 후 둘은 산속에서 한 남자를 만나 그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루시는 '가족이 우선'이라는 부모의 유지(遺旨)를 지키고자 하지만, 주류인 백인 사회에 정착해 소속되고 싶다는 갈망으로 샘과 헤어지기로 한다. 그리고 둘은 완전히 다른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저자는 미 서부의 광대한 자연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며 역사에서 지워지다시피 한 소수자들을 조명해 백인 중심의 서부 개척 신화를 해체한다. 여기에 더해 이민자로서 자신이 사는 곳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외로움을 말하는 동시에 모두에게 평등하고 무한한 기회가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꼬집는다.

C 팸 장 지음 |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364쪽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의 화제작 '소셜 애니멀'이 11년 만에 재출간 됐다.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느긋하고 통찰력 있는 해럴드, 멕시코와 중국계 가정에서 태어나 강인한 여성으로 성장해가는 에리카 두 남녀의 탄생부터 청년기와 결혼, 노년,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생을 따라가는 이 이야기는 우리 삶의 목적을 조명한다.  

이 책은 사람과 관계를 탐구한 방대한 학문적 성과를 양육, 교육, 사랑, 가족, 문화, 성공, 결혼, 정치, 도덕, 노화 등 삶 속 다양한 과정에 투영한다. 이를 통해 "백만 권의 책을 읽어야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가 이 한 권에 모두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 인간이 다양한 환경과 관계 속에서,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을 좇는다. 한 사람이 살아가며 탁월한 성취를 얻게 하는 것, 깊은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성공의 자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책은 그 해답을 관계에서 찾는다. 부모, 선생님, 자녀, 친구, 동료,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문화와 맺는 관계 속 상호작용 하나하나는 무의식에 짙게 새겨지며 한 사람의 근간이 된다. 탁월한 성장을 이끄는 것도 실패를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내면을 만드는 것도 다름 아닌 관계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 같은 이 책은 심리학, 신경과학, 사회학, 행동경제학 등 광범위한 학문을 넘나든다. 유아기, 청소년기, 중년기, 노년기의 특징을 설명하는가 하면 이론에 머물러 있는 여러 학문의 연구 사례를 해럴드와 에리카라는 두 인물의 삶에 적용한다. 이를 통해 어떻게 개인의 삶이 형성되는지, 가족 구조와 사회문화적 모형들이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 이경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6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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