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당근과 채찍 "외국인 선수? 가족인데 함께 가야죠"

두산 이승엽 감독. 연합뉴스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두산-kt의 경기가 열린 28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두산 이승엽 감독은 돌아온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복귀전에 대해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알칸타라는 지난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홈런 3방을 맞고 5실점했다. 지난달 21일 키움전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 이후 35일 만의 등판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키움전 이후 알칸타라는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는데 염좌 진단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 감독은 이달초 알칸타라에 대한 질문에 "좋은 기분이 아니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31경기 13승 9패 평균자책점(ERA) 2.67을 거둔 에이스에 대한 실망감이 묻어났다.

알칸타라는 이후 미국에서 정밀 검진을 받고 귀국했다. 2군에서 재활 등판 없이 곧바로 1군 경기에 나섰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이 감독은 알칸타라의 복귀전에 대해 "원래 70구 정도 예상했는데 본인이 80개를 던지겠다고 했다"면서 "의지가 없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두둔했다. 당시 알칸타라는 78개의 공을 던졌다. 

이어 이 감독은 "한 달여 만에 복귀했는데 예전의 모습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면서 "복귀전에서 최고 구속 154km를 찍었는데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나도 일본에서 8년 동안 외국인 선수로 뛰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두산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가운데)가 지난 2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불펜 피칭을 마친 뒤 이승엽 감독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감독은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에도 최근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라모스는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지난달 2군으로 강등돼 2주 동안 머문 바 있다. 라모스는 4월까지 타율 2할4푼4리에 머물렀다.

하지만 라모스는 5월 21경기 타율 3할6푼4리로 살아났다. 두산도 4월까지 6위에 머물렀지만 5월 대반격하면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 감독은 외인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달라졌다는 말에 대해 짐짓 손사래를 쳤다. 이어 "가족과 같은 선수들"이라면서 "90경기 정도 남았는데 이들과 함께 시즌을 잘 치러가야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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