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31일 "이정효 감독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공문을 통해 경고하는 조처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공문은 이 감독에게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 시 규정을 준수하라는 내용이다.
연맹은 지난 29일 광주 구단 측의 경위서를 받았고, 30일 구단을 상대로 추가 조사까지 마친 뒤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 감독은 지난 2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1대1 무승부)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단답으로 일관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광주는 이날 후반 1분 최경록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경기 종료 직전 인천 무고사에게 실점했다. 페널티 지역에서 경합 도중 공이 광주 빅톨의 팔에 맞는 장면이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확인됐고, 무고사가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해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이 감독은 원정 경기를 찾아 열렬히 응원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단답으로 일관했다. 경기에 대한 평가, 선수들과 나눈 대화 등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말할 수 없다", "보셨지 않았냐"면서 답변을 거부하는 반응을 보였다.
취재진과 설전도 벌였다. 한 기자가 기자회견에 임하는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지적하자 이 감독은 "지금 나와 뭘 하자는 것이냐", "지금 싸우자는 건가. 정중하게 따로 시간을 내서 물어보라"고 맞대응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나는 내 기분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내가 경기를 봤을 때는 무실점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실점했는데도 무실점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맹에 따르면 상벌 규정, 언론 가이드라인, 대회 요강 등에는 기자회견장에서 불성실하게 답변한 데 따른 처벌 조항은 없다.
다만 이 감독이 1대1로 끝난 경기를 '무실점'이라고 강조한 게 페널티킥을 선언한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판단하면 징계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연맹은 이 감독이 판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