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도 1만 개를 훌쩍 넘긴 댓글 수가 눈에 띈다. 댓글 창은 트리플에스가 다뤄온 주제의 흥미로움을 논하는 사람, 늘 밝고 활기차기만 했던 건 아닌 본인의 십대 시절을 돌아보는 사람, 높은 완성도를 칭찬하는 사람,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며 위로받았다고 하는 사람 등 개개인의 다채로운 감상을 나누는 장이 됐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29일 트리플에스 소속사 모드하우스를 서면 인터뷰했다. 이번 편에서는 조금은 우울하고 때로는 위태로워 보이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잘 표현한 수작이라는 평을 듣는 '걸스 네버 다이' 뮤직비디오 제작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우선, 첫 장면부터 내내 의미심장하게 등장하는 '검은 새'의 의미를 물었다. 모드하우스는 "'검은 새'는 절망이자 희망의 의미"라며 "흔히 검은 새는 불길한 상징으로 얘기도 되지만 죽은 줄 알았던 그 새가 날아오르는 순간의 희망을 포착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주요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멤버들이 있다. 멤버에게 설정을 입힐 때의 기준과 배경을 묻자, 모드하우스는 "그동안 트리플에스의 데일리 콘텐츠인 '시그널'을 통해 나타난 멤버들의 캐릭터와 케미를 뮤직비디오의 상황 설정에 담았다"라고 소개했다.
묘지에 모인 소녀들, 한 장소에서 잠들고 공동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소녀들을 비추기도 한다. 이에 관해 모드하우스는 "묘지에 모인 소녀들은 그 바닥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보는 것이고, 공동 생활하는 소녀들은 삶의 비참함을 피해 사는 어두운 밑바닥의 현실을 담고자 했다"라고 답했다.
'걸스 네버 다이' 뮤직비디오는 지금까지 걸그룹이 자주 다룬 주제는 아닌 '그늘'을 현실감 있게 그린다. '우울증'을 섬세하고 공감 가게 묘사했다는 반응이 특히 많다. 모드하우스는 "우울증을 꼭 다루었다기 보다, 자신도 모르는 고통과 고난, 상처를 다루었다고 봐주시면 될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도 다니지 않고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소녀들에게도 자신도 모르게 어떤 폭식이나, 순간적이고 일시적인 충동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꼭 우울증을 담기보다는 내면의 고통을 담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대 무용 신은 뮤직비디오 전체에서 멤버들에게 가장 어려운 도전이었는데 너무 잘 해내 주었다. 울기도 하고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신이었지만 그만큼 고통과 어려움이 시각적으로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트리플에스 24인이 다 같이 나올 때 이들은 대부분 검은색 옷을 입은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흰옷을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이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 진회색 의상이 물들듯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연출도 있다. 모드하우스는 "단체 현대 무용의 옷 색깔이 변화하는 지점은 멤버들이 모여 검은색 까마귀가 된다는 모티프를 담았다"라고 말했다.
'제너레이션'(Generation) '라이징'(Rising) '걸스 캐피탈리즘'(Girls' Capitalism)에서 서울에 사는 소녀들의 일상을 담은 언더무드 필름이 이번 '걸스 네버 다이' 뮤직비디오를 작업했다. 언더무드 필름과의 작업에서 기대한 바는 무엇이고 그것이 잘 표현되었는지 물었다.
'서울 사는 소녀의 일상'을 담았다는 설명처럼, '걸스 네버 다이' 뮤직비디오에도 지하철, 거리, 복도형 아파트 등 한국인이라면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모드하우스에 따르면 지하철 신 속 장소는 온수역(1·7호선)이고, 하연(S19) 충돌 장면은 인천 송도에서 촬영했다.
"그동안 트리플에스의 뮤비처럼 모든 것들은 서울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만 그게 서울의 청담동이나 압구정이 아닌 조금 외진 곳의 어떤 모습이길 바랐습니다."
24인 완전체가 다 같이 하는 첫 활동인 만큼,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음악방송 무대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의상을 중심으로 스타일링에 어떤 포인트를 생각했는지 질문했다. 모드하우스는 "음악방송 및 무대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다인원의 멤버가 있는 만큼 방송마다 늘 똑같은 멤버가 튀는 것이 아니라, 무대마다 튀고 눈에 보이는 멤버가 달라지게 하는 것이 트리플에스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