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일상화, 일상의 전쟁화'…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 개최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 포스터. 전쟁과여성영화제 제공
여성과 전쟁, 여성주의와 평화, 젠더와 군사주의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영화를 통해 탐색하는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주최·주관 프로젝트38, 지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영상문화를 연구하고 기획하는 집단, 프로젝트38(project38)의 페미니스트 영화연구자 손희정, 심혜경, 조혜영이 끌어나가는 전쟁과여성영화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악화 일로를 걷던 지난해 첫 행사를 열어 좌석 점유율 93%, 관객 만족도 97%를 기록하며 열띤 응원과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이스라엘 가자 지구 전쟁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다툼과 반목이 심화하고 있는 현재, 다시 한번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전쟁과 여성, 그리고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나누고자 한다.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의 주제는 '전쟁의 일상화, 일상의 전쟁화'다. 어느덧 우리 삶의 한 풍경으로 자리를 잡은 전쟁의 모습을 동시대의 시선으로 살피는 동시에, 과거의 전쟁에서 얻은 상흔을 안고 일상을 전쟁으로 경험하는 이들을 조명하겠다는 의미다.
 
7편의 영화 상영과 토크, 포럼, 극장 내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부대행사로 꾸려질 올해 영화제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서의 폭력과 학살 현장을 영화를 통해 점검한다. 또한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의 지원으로 진행하는 영화제인 만큼 '위안부'를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 역시 소개할 계획이다.
 
전쟁과여성영화제의 손희정, 심혜경, 조혜영 세 프로그래머는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제대로 알리고 젠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 온 페미니즘의 역사를 공유한다는 기존의 문제의식에 더해 전쟁과 여성이 맺는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려고 한다"라며 "또 세계 시민으로서 전 지구적 열전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라고 올해 영화제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또한 전쟁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우리 사회를 운영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믿는 군사주의적 세계관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지 등을 대담과 포럼을 통해 살펴볼 예정이다.
 
세 프로그래머는 전쟁과여성영화제가 "장기적인 계획 아래 시작된 행사가 아니었음에도 관객과 동료 시민의 지지에 힘입어 2회 영화제를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라며 "피스모모나 전쟁없는세상 등 평화운동 단체와의 협업, 관객과 평화 연구자 및 평화 활동가들과의 만남으로 더욱 풍성하고 확장된 전쟁과여성영화제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어라우드랩(김보은, 김소은 디자이너)이 참여한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 포스터는 뉴스 화면과 전쟁 이미지를 콜라주하며 일상화된 전쟁을 묘사해 눈길을 끈다.
 
어라우드랩은 "미디어를 통해 무수히 반복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이미지로 인해 전쟁을 상시적인 것으로 감각"하고 있는 현실을 포스터 디자인으로 짚어 내었다고 설명하며 "전쟁을 우리와는 상관없는 소수의 액티비즘이나 국지적 이슈, 또는 따분한 논쟁거리로 치부하고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질문하고 싶었다"라고 창작 의도를 전했다.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는 7편의 영화 상영과 씨네토크, 극장에서 이뤄지는 교육 프로그램인 '극장교실', 평화주의적 젠더의 관점으로 전쟁의 역사를 돌아보는 포럼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모든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프로젝트38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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