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실패 후 한 달만' 대전으로 돌아온 황선홍 "우려하는 부분 알아, 다시 일어설 것"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신임 감독. 연합뉴스
황선홍 전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약 4년 만에 다시 대전 하나시티즌 지휘봉을 잡은 소감을 밝혔다.

대전은 지난 3일 황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지난달 2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이민성 감독에 이어 대전의 제15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현재 대전은 3승5무8패 승점 14로 K리그1 12개팀 가운데 11위에 머물러 있다. 황 감독은 강등권으로 추락한 대전을 구하기 위해 소방수로 나선다.

황 감독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에서 "친정팀으로 돌아와 기쁘게 생각한다. 절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약 4년 만에 다시 대전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황 감독은 지난 2020년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하며 기업 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했으나, K리그2에서 대전의 승격을 이루지 못하고 시즌 중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다시 대전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상당히 고심이 깊었다. 대전이 아니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감독으로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항상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함께 하고 싶은 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톱 레벨로 가는 초석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답변하는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최근 U-23 대표팀을 이끌고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지도자 경력에 큰 오점을 남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발목을 잡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후 약 한 달만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황 감독은 복귀 이유에 대해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쓰리고 아프다"면서 "착잡하지만 쓰러져 있을 것이냐, 다시 일어설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점에서 스스로를 믿고 다시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싸울 건가, 포기할 건가'라고 적힌 대전 팬들의 걸개를 봤다. 난 전자를 선택하고 싸워나가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후 지도자 경력에 오점이 생겼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할 때부터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임한다"면서 "지금도 마찬가지다. 후회 없이 해야 하고, 대전과 함께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팬들 사이에서는 최근 실패를 경험한 감독을 선임한 데 대해 의문을 품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에 황 감독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 많은 말보다는 운동장에서 증명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조금만 믿고 성원해 주시면 실망시키지 않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지도자에겐 안주도 없고, 만족도 없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금 상황은 그것을 진행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매 경기, 매 대회마다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패와 성공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또 다른 도전이라 생각하고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으로 돌아온 황선홍. 연합뉴스
이제는 대전의 반등을 이끌어야 한다. 황 감독은 현재 대전에 대해 "기술적인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심리적으로 쫓겨서 불리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게 최우선이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는 어렵게 공을 탈취한 후 쉽게 잃는 경우가 많다"면서 "훈련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선수 영입이 필요하다. 황 감독은 "시즌 중반이라 많은 부분을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공격이라 생각한다"면서 "파괴력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전력강화팀과 소통해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황 감독이 밖에서 본 대전은 어떤 팀이었을까. 그는 "부상 선수가 많은 가운데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좋더라. 그 선수들이 잘 성장해야 대전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플레이하길 바란다.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인이 추구하는 철학에 대해서는 "위닝 멘털리티를 기반으로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건 잘 알고 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걸 기반으로 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황 감독은 "지금 가장 시급한 건 강등권 탈출이라 생각한다"면서 "목표에 대해 궁금하실 텐데, 강등권에서 탈출하고 안정권에 접어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차 목표는 중위권 진입이고, 순위를 정하는 것보단 과정을 탄탄하게 해서 강등 걱정 없이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오는 15일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에서 대전 사령탑 복귀전을 치른다. 이에 앞서 A매치 휴식기를 보낼 그는 "조직적인 부분을 준비해야 한다. 전체적인 방향성을 잡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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