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도입? 단호하게 반대" 피치 클락에 강경한 日 선수들

MLB에서 운영 중인 피치 클락. 연합뉴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에서는 작년부터 '피치 클락' 제도를 운영 중이다.

투수가 일정 시간 내에 투구하도록 규정해 경기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보는 제도다. 실제로 지난해 MLB는 이 제도 덕분에 평균 경기 시간이 20분 이상이나 줄었다.

올해부터는 KBO 리그 역시 피치 클락을 시범 운영 중이다. 아직 위반에 대한 별다른 제재는 없지만 내년부터는 정식 도입할 예정이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피치 클락 제도는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와중 직전 대회 우승국 일본의 프로야구 선수들은 WBC에서 해당 제도 도입을 강경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일본 다수 스포츠 매체는 최근 "일본 프로야구 선수회가 2026 WBC에 피치 클락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이 이런 의사를 밝힌 이유는 부상 가능성 때문이다.

'산케이 스포츠'는 19일 "사무라이 재팬이 연패를 노리는 2026 WBC에서 피치 클락 도입이 확실시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선수회는 도입 반대 의사를 일본야구기구(NPB) 측에 전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 스포츠'도 20일 "선수회 모리 다다히토 사무국장은 2026 WBC에서 도입 가능성이 있는 피치 클락에 반대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작년 LA 에인절스 시절 피치 클락 앞에서 타격을 준비 중인 오타니. 연합뉴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다다히토 사무국장은 "(피치 클락을) 무엇을 위해 도입해야 할지가 분명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투구 간격이 짧아지면 투수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채 공을 던지게 되고, 이는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NPB도 함께 반대해 주면 한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이에 NPB 측은 오는 7월 1일 열리는 12개 구단 실행위원회에서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배출한 '세계 최고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발언도 선수회 의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지난 4월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피치 클락의 영향으로) 확실히 부담은 늘고 있다. 그것은 틀림없다"며 "투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근거는 없다. 하지만 감각에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는 "피치 클락이 투수들의 부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몸에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LB는 작년 피치 클락을 처음 도입, 평균 경기 시간을 24분이나 줄이는 성과를 냈다. MLB에서는 주자 없을 때 15초, 주자 있을 때 18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아직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피치 클락을 도입하지 않았다. 2군 리그에서 올해부터 시범 운영 중이지만 위반에 따른 제재는 없다.

연합뉴스

KBO 리그도 올해부터 해당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프로야구 평균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KBO는 개막 전 "불필요한 시간 지연을 최소화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MLB 규정과 달리 KBO 리그에서는 주자가 없을 시 18초, 주자가 있을 시 23초 이내에 투구해야 한다. 포수는 피치 클락에 '9초'가 표기된 시점에 포수석에 위치해야 하고, 타자는 '8초'가 표기되면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도입과 동시에 현장의 반대에 부딪혔다. "경기에 방해가 된다", "시기상조다", "부상 우려가 있다"는 이유 탓이다. 이에 KBO 측은 당초 전반기까지로 계획했던 시범 운영 기간을 후반기까지로 늘리고, 2025시즌부터 정식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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