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았던 눈물 쏟아낸 손준호 "평범한 일상, 다시 돌아와 잊지 못할 하루"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손준호. 노컷뉴스
중국에서 돌아와 약 13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손준호(수원FC)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손준호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15분 강상윤 대신 교체 투입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약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2021년 중국 슈퍼리그 진출 후 3년 만에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비록 팀은 0대3으로 패했으나, 손준호에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최근 선수 생활에 위기를 맞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홍차오공항에서 귀국하려다 연행된 뒤 형사 구류(임시 구속)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당시 손준호에게 적용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단체에 속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위해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를 말한다.

이후 손준호는 약 10개월 동안 조사 끝에 석방돼 지난 3월 귀국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수원FC에 새 둥지를 트며 K리그로 돌아왔다.

이날 K리그 복귀전을 치른 손준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고, 다시 그라운드에서 뛰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견디면서 노력한 것을 보상받은 기분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실패가 아닌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축구 팬, 국민 여러분이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경기장에서 그 응원에 보답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약 13개월 만에 축구장에 나왔다. 몸 상태는 크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경기를 뛰면서 체력을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준호. 한국프로축구연맹
손준호가 교체 투입되자 수원FC 서포터스를 비롯해 경기장을 찾은 모든 관중들이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이에 그는 "경기장에 올 때까진 못 느꼈는데, 도착한 뒤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 1년 만에 서서 조금 떨렸다"면서 "눈물을 흘릴 뻔했지만 참으려고 했다. 또 팬과 가족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단 생각이 컸다"고 떠올렸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이날 손준호의 활약에 대해 "오늘은 30분을 뛰었지만 무리가 없었다. (손)준호가 들어와서 연결 고리 역할을 잘해줬다"면서 "계속 경기 시간을 늘리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준호는 "7월이 지나면 기량이 80~90% 정도는 돌아올 것 같다"면서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 복귀에 대해서는 "사실 거기까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사소한 것부터 모든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라면서 "다시 경기장을 밟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차근차근 좋은 모습을 보이면 태극마크라는 보상이 따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팀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25일에는 처음으로 홈 팬들과 만난다. 수원FC는 광주FC와 19라운드 홈 경기에 나선다. 손준호는 "첫 경기부터 많이 반겨주시고 따뜻하게 환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면서 "비록 졌지만 홈 경기에서는 꼭 승리해서 웃으며 인사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손준호는 "원래 평범한 일상이었는데, 그 일상이 다시 돌아올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결국 다시 돌아왔고, 꿈을 이룬 오늘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이어 "예전의 모습을 빨리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그리고 팀이 더 높은 위치에 갈 수 있도록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너무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 가족들의 말이 가장에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손준호는 "와이프가 다시 축구하는 모습을 보는 게 소원이라 했는데,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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