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나온 펜싱 남자 사브르. 경기가 열린 27일(현지 시각) 프랑스의 역사적 건축물 그랑팔레는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한국 남자 사브르 간판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은 이날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파르자니(튀니지)를 15 대 11로 눌렀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금메달이었다.
2021년 도쿄올림픽 단체전까지 2회 연속 금메달이다. 오상욱은 3년 전 당시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특히 오상욱은 한국 펜싱 사상 최초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까지 4개 메이저 대회를 휩쓸었다. 오상욱은 2019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데 이어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올해 파리올림픽까지 정상에 오르며 한국 펜싱 새 역사를 썼다.
또 한국 남자 사브르 개인전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은 이 종목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도쿄 대회 당시 김정환(은퇴)의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 감격의 순간, 관중석에서는 특별한 인물이 오상욱에게 박수를 보냈다. 바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었다.
이 회장의 아버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었던 고(故) 이건희 회장. 비록 아버지의 뒤를 이어 IOC 위원이 되지 못했지만 이 회장은 IOC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의 수장으로 올림픽 현장을 찾았다.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우후 12년 만의 올림픽 참관이었다.
이 회장을 비롯한 한국 팬들의 응원을 업은 오상욱은 결국 쾌거를 이뤘다. 시상식에서는 IOC 위원인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메달 시상자로 나서 오상욱에게 직접 뜻깊은 금메달을 걸어주며 축하했다.
오상욱도 금메달에 입을 맞춘 뒤 연신 관중석 쪽으로 손을 흔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펜싱 강국 프랑스 파리를 수놓은 한국 펜싱 사브르의 뜻깊은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