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장검을 휘둘러 이웃 주민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백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백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27분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문에서 1m 길이의 일본도를 휘둘러 같은 아파트 주민 4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백씨는 범행 직후 집으로 도주했지만 약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피해자가 미행한다고 생각해서 범행을 저질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는 이후에도 횡설수설했다. 경찰의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는 "비밀 스파이들 때문에 안 했다"고 밝혔다. '평소에도 도검을 소지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끝으로 '피해자 유가족들에겐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심사가 끝나고 법원을 나설 때는 취재진에게 "나는 멀쩡했고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백씨의 정신 질환 이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필요하면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