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호> 길고 긴 여름입니다. 전례 없는 더위에 우리 인간도 또 자연도 이만저만 고생이 아닌데요. 특히 바다가 뜨거워지는 속도가 무섭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뜨거워진 바다, 우리의 생존과 경제생활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하는데요. 극지 전문가이자 기후과학자시죠.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와 관련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백민> 안녕하세요.
◆ 홍종호> 최근에 미국도 다녀오셨다고 하는데 최근 하고 계신 연구는 뭔지 궁금하네요.
◇ 김백민> 최근에 태풍 연구를 위해 플로리다주립대학교 태풍연구센터에 한 달 정도 다녀왔습니다. 사실 플로리다라서 더위에 대비하고 갔는데 연구하다가 한국 돌아오니까 한국이 더 더워서 깜짝 놀랐어요.
◆ 홍종호> 안 그래도 이제 처서가 지났잖아요. 그런데 너무 여전히 더워서 '처서 매직' 이런 거 없다 이런 얘기도 들려왔는데, 남은 8월 9월 날씨 상황을 어떻게 좀 예측하고 계세요?
◇ 김백민> 서울 기준으로 열대야가 최장 기간 열대야 35일 정도 지속하다가 살짝 멈췄지만, 또다시 이제 열대야가 또 시작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서 올해는 도저히 처서 매직이라는 말을 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과거와는 좀 다른, 확실히 이례적인 상황인가요.
◇ 김백민> 네. 열대야 발생 일수로 따지면 35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고요. 폭염 상황으로 봐도 역대 3위 정도 되는데요. 특히 뭐니뭐니 해도 올해 같은 경우에는 습기죠. 텁텁하고 무더운 그 습기가 밤에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우리를 괴롭히는 그런 형국이 지속되고 있었죠.
◆ 홍종호> 9월에 과거에 보면 태풍도 오고 하는데, 태풍 연구도 하셨다고 하니까 9월에 날씨 어떻게 좀 보고 계세요?
◇ 김백민> 네 일단은 아무래도 지금 태풍 '산산'이 지금 일본을 관통하고 있는데요. 그게 변수가 될 것 같아요. 태풍이 보통 이제 저기압성 소용돌이니까 태풍이 일본 쪽으로 지나게 되면 반시계 방향 바람이 불거든요. 반시계 방향이 불면 우리나라에는 주로 이제 동풍 계열의 바람이 들어오는데요.
우리 기상학자들에게는 이게 굉장히 잘 알려진 사실인데 바람이 동풍이냐 서풍이냐에 따라 여름에 무더위가 심해지냐 좀 약해지냐, 이게 결정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 동풍이 불면 우리나라가 동쪽에 산이 많잖아요. 산을 타고 바람이 내려오는데요. 공기가 이렇게 하강하게 되면 공기가 압축이 됩니다. 압축이 되면서 공기가 훨씬 더 뜨거워지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태풍이 더위를 가시게 할 거다 생각하는데 산산의 영향으로 조금 더 더워질 것 같고요. 그러다가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공기가 섞이면서 북쪽에서 한기가 살짝 내려와서 조금은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네요.
◆ 홍종호> 대기 온도도 문제지만 바다 온도가 또 문제 아닙니까? 바다가 더워지면서 최대 몸무게가 200kg가 된다고 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거 유입돼서 관광업도 어업도 피해보는 이런 상황이 이번 여름에 생겼거든요. 바다 온도 오르는 것도 큰 문제입니까? 어느 정도 심각한 건가요?
◇ 김백민> 네 일단은 저희가 조금 현재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요. 사실 과학자들도 지금 너무나 당혹스러운 상황입니다.
◆ 홍종호> 해수온이 너무 빨리 올라서요?
◇ 김백민> 예. 제가 수십 년 기후 연구를 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 보는데요. 한 마디로 얘기해서 전 지구 해수면 온도 상승 폭이 어마어마합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10년에 0.1도 정도 상승한다고 보고 왔고 수십 년 동안 그 추세를 유지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우리 인간 때문이죠. 이산화탄소 증가로 그랬는데 2023년 한 해만 놓고 봤을 때 0.25도에서 0.3도가량 전지구적으로 전 지구적으로 상승을 했어요. 그러니까 한 10년에 0.1도 오르던 게 한 해 만에 0.3도가 올랐으니까요.
◆ 홍종호> 올해는 추세가 어떻습니까?
◇ 김백민>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요. 전반기에는 조금 심화됐었는데 라니냐가 오면서 조금 둔화되는 경향은 보이고 있습니다.
◆ 홍종호> 이 해수면 온도가 오르는 게 엘니뇨 현상하고 좀 관련되긴 하죠?
◇ 김백민> 관련되는 거고요. 기본적으로 엘리뇨는 지구 온난화가 없어도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그런 변동성이고요. 4~5년에 한 번씩 오는데요. 빅 엘니뇨라는 게 있습니다. 특별히 엘리뇨 중에서도 거대한 엘리뇨를 의미하는데요. 이거는 한 10년에서 20년에 한 번씩 오거든요. 마지막 빅 엘니뇨는 2016년이었고 그전 엘니뇨는 97년, 98년이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 기후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게 엘니뇨가 탁 오고 나면, 그것도 빅 엘니뇨가 오고 나면 전지구 해수면 온도가 계단식으로 점프를 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큰 엘리뇨가 한 번씩 올 때마다 그동안 바다에 축적됐던 열기를 빅 엘니뇨가 한꺼번에 대기로 뱉어내서 계단식 점프가 일어나는 거죠.
근데 문제는 97, 98년 엘니뇨도 그렇고 2016년 엘니뇨도 그렇고 이렇게까지 심한 점프는 아니었거든요. 근데 올해 한 해 만에 0.3도가 오른 거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무 어떤 세계 어떤 기후과학자들도 예측이 안 됐다. 왜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된 건지 이해를 못하고 있어서 솔직히 두려움이 좀 많은 상황입니다.
◆ 홍종호> 이렇게 바다 온도가 오르면 인간 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겁니까?
◇ 김백민> 우리나라 상황을 조금 이야기를 드리면요. 사실은 우리나라는 굉장히 더 심각한데요. 아까 세계 평균으로 10년에 0.1도 올라간다고 그랬잖아요. 근데 평균적으로 봤을 때 한 그거의 한 2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바다는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 홍종호> 아니 해수면도 제주도가 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많이 오르더라고요. 그런데 수온도요?
◇ 김백민>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사실 지구가 있을 때 지구 온난화에 따라서 온도 올라가지만 전 지구가 골고루 올라가는 게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적도 지역이 햇빛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영향과 결합해서 적도 지역의 바닷물이 더 빨리 뜨거워지는데요. 문제는 뜨거워진 그 서태평양의 바닷물이 우리 해류를 따라서, 쿠로시오 해류라는 굉장히 큰 따뜻한 난류가 있거든요. 그 난류를 따라서 우리나라 한반도 지역으로 계속 침투하고 있고요. 또 우리나라 바다는 하필이면 이게 황해도 그렇고 동해도 그렇고 갇혀 있는 바다입니다.
◆ 홍종호> 그렇죠.
◇ 김백민> 그렇기 때문에 열이 한 번 들어오면 잘 안 빠져나가기 때문에 수온 상승이 다른 어떤 해역보다 사실 좀 굉장히 큰 편이라서요. 그로 인해서 피해는 많이들 지금 소식 나오고 있는데요. 해파리 같은 피해부터 시작해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어민들이죠. 어종이 바뀌고 있고, 더 큰 피해는 양식업. 조개류 전복 이런 것들이 심각한 해양 산성화와 더불어서 많이 폐사하고 있어서 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홍종호>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바다의 해수면 상승도 그렇고 또 바다 온도의 상승도 그렇고 여기에 대한 좀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한 이런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 어떻게 이런 연구는 잘 되고 있나요? 국내에서.
◇ 김백민> 지금까지 사실 우리가 대기의 기후변화 쪽은 연구가 많이 돼 있습니다. 기상청이 많은 노력을 했었죠. 그래서 관측소도 많이 세우고 했는데, 바다 쪽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기후변화 연구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 홍종호> 그렇군요.
◇ 김백민> 근데 지금 올해 작년 우리가 이렇게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고 있듯이, 사실 상당히 중요한 기후변화 연구가 바다에서 이루어져야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바다에 많은 관측소들을 세우고 선박을 이용한 우리 바다에 대한 이해. 그리고 도대체 얼마나 뜨겁길래 얼마나 많은 수증기가 거기서 나오고 있는지. 사실 올해 열대야도 그 근본 원인을 따져보면 우리나라 주변 바다가 너무 뜨거웠기 때문에 그래요. 너무 뜨거워서 바다로부터 많은 수증기들이 너무 많이 증발하다 보니까 밤에 그 열기가 수증기에 갇혀가지고 열대야가 지속됐던 거죠.
◆ 홍종호> 아, 그런 또 중요한 면이 있군요. 결국 직접적으로는 우리가 너무 덥게 느낀다. 동시에 지금 말씀하신 대로 수산업, 특히 양식업에 미치는 피해는 굉장히 클 수 있겠네요. 제가 듣기로는 그런 이 수산업에 관련된 그런 생물들이 굉장히 온도에 민감하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백민> 네 그렇습니다. 하나 덧붙이면 또 태풍이라든지 이런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날 때 우리나라 주변에 수증기가 꽉 차 있다라는 것은 굉장히 기상학적으로는 큰 의미를 지닙니다. 수증기는 결국은 모든 극한 기상 현상에 어떤 에너지 소스 같은 거거든요. 그래서 태풍이 오더라도 훨씬 더 많은 비를 뿌릴 수 있고, 훨씬 더 많은 그 돌풍을 동반한 피해들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서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도 굉장히 심각한 거죠.
◆ 홍종호> 특히 동해 남해 서해 중에 이 바다가 제일 기후에 취약하다, 이런 거 있습니까?
◇ 김백민> 일단 현상적으로는 지금 동해의 수온 상승이 가장 극심한데요. 근데 사실 동해의 수온 상승보다 제가 더 두려워하는 거는 우리 황해 쪽이죠.
◆ 홍종호> 그래요?
◇ 김백민> 황해 같은 경우 수온 상승이 올라가면 기본적으로 우리는 바람이 제트 기류를 따라서 불기 때문에 서에서 동으로 불거든요. 거기서 생겨진 비구름대가 수도권 지역을 습격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 홍종호> 직접적인 피해를 미칠 수 있다. 육지에 미치는 기상 피해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백민> 네. 아직까지는 황해 쪽의 수온 상승이 동해보다는 좀 작은데요. 앞으로는 황해 쪽도 급격히 따라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 홍종호> 이렇게 교수님 말씀 듣고 보니까, 이쪽에 기초 연구 또 실제 어떤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이른바 R&D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떤 분야에 정부가 투자를 하고 또 예산을 집중해야 될 거라고 보십니까?
◇ 김백민> 가장 중요한 건 일단은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 해상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바다에서 오는 여러 가지 극단적인 기상 현상들의 값들. 현재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했을 때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서 어떤 피해들이 있을 수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풍속이라든지 집중호우 강도에 대한 좀 더 정확하고 현실성 있는 예측이 좀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이제 우리가 IPCC나 기후변화 시나리오들 많이 하고 있지만 거기는 굉장히 저해상도 모델을 가지고 하고 사실 우리나라 바다의 여러 가지 여건들이 제대로 고려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주변 현실에 조금 맞는 그런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 홍종호> 우리나라 맞춤형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군요. 이번에 플로리다 다녀오셨는데 해외에 가보시니까 이런 바다 관련된, 또 특히 수온 관련된 이런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주목해서 보신 게 있으신가요?
◇ 김백민> 네. 제가 이번에 갔다 왔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기존에 태풍 예측을 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대기 모델만 가지고 예측을 주로 많이 해왔거든요. 그런데 상황이 너무나 급변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고 태풍이라는 현상 자체가 사실은 대기와 바다가 함께 만들어내는 그런 작품이잖아요. 근데 우리가 수십 년 동안 대기만 이렇게 들여다봤는데 지금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바다와 대기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태풍을 더 강화하느냐, 이런 연구들이 굉장히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요.
또 이제 파도가 깨지면서 해상 분무, 씨스프레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물방울 입자가 태풍으로 들어가면서 태풍의 강도가 훨씬 더 강해진다는 연구들이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이런 연구를 강화해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태풍, 안 그래도 이제 고수온으로 점점 바다가 뜨거워지는데 태풍 강도가 훨씬 센 게 우리나라를 덮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거든요. 그런 거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예측 능력을 강화해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관측 어쨌든 바다를 알아야 된다, 그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지난주에 나온 뉴스가 엔비디아라고 하는 자이언트 테크 기업이 '스톰 캐스트'라고 하는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라는 건데요. 사실 이런 거가 얼마큼 사업성이 있을 것이냐. 그러니까 이런 걸 개발한 기업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냐, 이제 이런 이야기들도 좀 있긴 하더라고요.
지금 말씀하신 이런 R&D 투자, 또 어떤 좀 더 심도 있는 우리나라 맞춤형 바다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런 것이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아니면 기업이 하기에는 너무 규모도 크고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결국은 정부 예산이 투입돼야 되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되는 것인지 이런 상당히 또 연구자 입장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김백민> 결국 이 시장이 커지려면 기업이 들어와야 되고요.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사실은 기업 입장에서는 저비용이거든요. 왜냐하면 AI 모델을 우리가 트레이닝할 필요가 없어요. 트레이닝은 엔비디아나 뭐 이런 거대 기업들이 해놓은 거고 그다음에 그 만들어놓은 모델을 갖고 오면 퍼스널 컴퓨터나 그냥 스마트폰에서조차 태풍 예측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겁니다. 그리고 상당한 정확도를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이제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게 얼마나 정부가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고 그런 기후위기 적응이라든지 이런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서 열려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가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정부가 이 시장을 확대시켜주고 그래서 이제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한다면. 한 가지 예를 들면 해상풍력 단지 해상풍력단지 만드는데 사실은 태풍의 강도가 점점 세져요. 그러면 해상풍력 단지의 어떤 구조물의 안정성에 대한 그런 검증 같은 것들이 다 필요하잖아요.
◆ 홍종호> 맞아요. 태풍이 너무 커지면 사실은 이게 블레이드가 돌아가지 않죠.
◇ 김백민> 그런 것들이 우리가 전부 다 돈이 되는 정보들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시장들을 빨리 확대하고 민간에서 많은 일들을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적응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을 때 우리나라 기후위기 대응이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홍종호> 결국은 정부가 좀 어떤 이런 시장의 중요성, 이런 정보 공유의 중요성, 또 새로운 어떤 모형 개발의 중요성을 좀 이야기를 하고 시그널을 주면, 그리고 그게 필요한 어떤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시장에서 굉장히 부가가치도 커지고 관련된 기업이 우후죽순 들어설 수 있다, 라고 이제 보시는 거죠.
◇ 김백민> 네 그렇습니다.
◆ 홍종호> 해상 기상 관측 말고도 또 기상학을 하시니까 중요한 어떤 기술 분야 또 좀 한두 개 예를 좀 들어줄 수 있으세요?
◇ 김백민> 기후변화 적응하는 데 있어서요. 기본적으로 우리가 감축 분야가 되게 중요한데요. 사실 이산화탄소가 눈에 안 보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기후위기 대응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눈에 보이면 우리가 빨리빨리 없앨 수 있는데 무색 무취의 이산화탄소를 모니터링하고 누가 얼마나 어떻게 배출하고 있는지를 감시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우리가 책임 있는 주체들을 발견해서 세금을 더 내게 한다든지 아니면 좀 더 인센티브를 줘서 감축 방향으로 유도를 한다든지 정책을 펼 수 있는데요.
너무나 우리가 지금 그런 어떤 배출량에 대한 인포메이션이 너무 주먹구구식이고 없어요. 특히나 요즘은 위성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 어떤 기후 테크 측면에서 탄소를 감시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이 아주 철저하게 갖춰진다면 우리가 탄소중립 2050으로 나가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홍종호> 배출원에 대한 정확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백민> 네 그렇습니다.
◆ 홍종호> 한 가지만 더 추가로 좀 여쭤볼게요. 워낙 극지 전문가시고 과거에 극지 연구원에서 계셨기 때문에 북극 상황은 어떻습니까? 제가 아는 우리 서울대 교수님은 남극에 주로 가시거든요. 남극에 세종 기지도 있고 하니까. 그런데 북극은 어떻습니까?
◇ 김백민> 마침 제가 어제 북극에 나가 있는 제 학생하고 카카오톡을 했습니다. 요즘은 위성 이리듐 통신으로 북극에 있는 친구들하고 이렇게 통신이 가능한데요. 저한테 사진 한 장을 보내왔어요. 지금 저 사진인데요. 저게 일반인들 눈에는 별거 아닐 것 같지만요. 그냥 북극에 얼음 있는 거 당연한 거 아니야? 하실 수 있는데.
◆ 홍종호> 우리 다큐 보면 저 위에 이렇게 북극곰도 앉아 있고 그런.
◇ 김백민> 네. 근데 저게 해빙이 아니라, 빙하라는 데 큰 문제점이 있어요.
◆ 홍종호> 아, 빙하가 떨어져 나왔다는 겁니까?
◇ 김백민> 맞습니다. 네 그러니까 해빙은 보통 두께가 두꺼워봤자 최근에는 이제 한 4~5m 그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쟤는 지금 두께가 10m가 넘어요.
◆ 홍종호> 그 일부가 밖에 딱 나와 있는 거군요.
◇ 김백민> 10m가 넘는 그 빙하가 바다에 둥둥 떠다닌다는 것은 그린랜드라든지 주변의 육지로부터 빙하가 심각하게 유실이 돼가지고 드디어 북극해로 이렇게 떠다닌다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저렇게 큰 빙하를 북극해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라는 건, 굉장히 심각한 북극해 현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 홍종호> 결국 그게 해수면 상승과 직결되는 문제가 되겠네요.
◇ 김백민> 그렇죠 저런 문제는 이제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된다라는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상당히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 홍종호> 알겠습니다. 교수님께서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이런 책을 쓰셨어요. 어떻게 보면 어떤 우리 인류에게 도전하는 말씀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좀 낙관적인 기대를 그래도 갖고 있다, 어떤 인간에 대한 신뢰 이런 말씀을 해주신 것 같은데요. 이 제목을 통해서.
지금 오늘 말씀하신 거는 너무 놀랄 정도로 이 바다 온도가 오르고 있다. 어느 기후과학자도 이것은 예측 못했다. 이런 말씀까지 해주셨는데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남은 건지, 좀 낙관적일 수 있는 것인지요. 제가 알기로는 많은 과학자분들이 기후 문제에 있어서 비관적인 입장을 많이 갖고 계시는 것 같아요. 어떤 말씀을 좀 해주시고 싶으십니까?
◇ 김백민> 네. 정곡을 찔렸네요. (웃음) 그 책이 나온 지 2년이 넘었습니다. 근데 올해 같은 경우에는 정말로 저도 두렵습니다. 두려운데, 제가 이제 말씀드리고 싶은 게 뭐냐면 기후과학이라는 게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그 어떤 과학자들도 솔직히 말씀드려서 10년 뒤 20년 뒤 우리 지구의 모습이 어떨 것이다 정확하게 예측을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두렵긴 하지만, 어떤 그 예측의 범위가 어떻더라도 우리는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건 당연한 일이고요. 그리고 또 그런 해야 될 일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저는 약간 글로벌 대응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가에 이득이 되는 일을 중심으로 먼저 기후변화 대응을 시작을 하자, 라는 게 가장 제 생각이고요. 그래서 조금 더 고민은 접어두고 할 일을 하자는 뜻에서 조금 낙관적인 제목으로 책을 써봤고요. 그 할 일의 핵심은 우리 홍 교수님도 늘 말씀하시고 주장하시는 에너지 전환이 되겠습니다.
◆ 홍종호> 네.
◇ 김백민>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 빼고는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탄소 중립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카테고리 목록이 수십 개가 넘지만 그중에 가장 중요한 거, 그것은 바로 에너지 전환이죠.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정부가 길을 열어주고 기업들도 거기에 동참하고 우리 국민들도 사실 송배전 문제, 여러 가지 지역 이기주의 문제들하고 또 관련이 있죠. 기후변화는 걱정하면서 어떤 자기 집 앞에 여러 가지 그런 거는 조금도 용납하지 않는 자세들이 조금 기후변화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어서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함께 마음을 모아야 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홍종호> 중요한 말씀해 주셨습니다. 결국은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이 기후 피해로부터 우리가 벗어날 수 없지 않습니까? 결국 기후 피해 줄인다고 하면서 또 예측 모형도 만들고 하면 예측 모형 돌리느라고 또 전기 쓰고. 그러면서 또 전기를 석탄이나 이런 걸로 하게 되면 또 탄소 배출을 해서 이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말씀해 주신 대로 구체적으로 적극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정책들을 써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 김백민> 그렇다고 우리가 인공지능을 안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웃음)
◆ 홍종호> 맞습니다. (웃음) 지금까지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와 말씀 나누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백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