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의료 현장에 복귀한 의사 등의 명단을 공개한 전공의가 구속되자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21일 서울 성북경찰서를 찾아 전날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전공의 정모씨를 면회했다.
전공의 정씨는 지난 7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의 게시글로 복귀 전공의 등 명단을 공개했다. 게시글에는 복귀 의사들의 근무지와 개인정보 등이 담겼다. 이에 전날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회장은 구속된 정씨를 이날 면회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참담함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구속된 전공의와 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입은 분들 모두,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치장에 있어야 할 자들이 과연 자기 몸 하나 돌볼 시간도 없이 환자들이 죽어가던 현장에 있었던 전공의인가, 아니면 의사들을 악마화하고 의대정원을 증원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고 역사에 남는 개혁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대통령 귀에 속삭인 간신들, 그 명령에 따라 영혼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국민들이 길가에서 숨져가게 한 공무원들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의사들 사이를 다 결딴내고 있다"며 "의사들이 오직 국민 생명 살리는 걱정만 할 수 있는 세상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현장 복귀 의사들을 조롱하는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지난 10일까지 총 42건을 수사해 3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최근 응급실 근무 중인 의사 실명 등을 공개한 자료가 유포된 것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