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기록 행진이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자국 선배 스즈키 이치로의 메이저리그(MLB) 도루 기록을 뛰어넘었고, 여기에 시즌 54호 홈런까지 추가했다.
오타니는 28일(한국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미국 프로야구 MLB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오타니는 5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 1도루의 맹활약을 펼쳤다.
1회 첫 타석에서 초구 만에 내야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2회 두 번째 타석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1사 1, 2루 기회에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친 오타니는 이어진 1사 1, 3루 상황에서 3루 주자 크리스 테일러와 '이중 도루'를 합작했다.
오타니의 시즌 57호 도루다. 이로써 오타니는 자신이 우상으로 꼽았던 이치로를 넘어 MLB 아시아 선수 단일 시즌 최다 도루 신기록을 세웠다. 이치로는 앞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56도루를 작성한 바 있다.
기록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시즌 54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6회초 무사 2, 3루 기회에서 상대 투수 앤서니 몰리나의 6구째 139km짜리 높은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비거리 133m짜리 대형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23일 콜로라도전 이후 닷새 만에 추가한 홈런이다. MLB 최초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는 대망의 55홈런-55도루에도 홈런 1개만을 남겨뒀다.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오타니는 또 다른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MLB닷컴에 따르면 역대 MLB에서 리그 홈런 1위를 달성하며 5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1912년 트리스 스피커(10홈런-52도루)가 마지막이었다.
오타니는 NL 홈런 1위를 사실상 확정했고 도루도 57개를 기록, 시즌이 끝나면 스피커 이후 112년 만에 이 기록을 갈아 치운다. 현재까지 오타니는 NL 홈런(54개)·타점(130개)·OPS(1.041) 부문 1위, 타율(3할9리)·도루(57개)는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오타니의 맹활약에 힘입어 다저스는 콜로라도를 11 대 4로 대파했다. 이미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는 올 시즌 96승(64패)째를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