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우리 정부의 방사능 관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북구을)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부터 받은 '방사능 국민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방사능 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2019년 23%, 2020년 27.2%, 2021년 53.5%까지 높아졌다가 2022년 21.7%, 그리고 지난해인 2023년 16.3%로 하락했다.
또한 일본 정부의 방사능 관리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를 지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2019년 91.3%에서 2021년 96.7%, 2023년 95.1%로 대다수 국민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고, 수입규제 수준에 대해서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75.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안 우선순위 조사에서 1순위는 해양 방류 중단 요구가 43.5%로 가장 높았고, 일본 정부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요구가 26% 순이었다.
일본 식약관, 2년 5개월 째 공석
식약관은 해외 현지에서 식의약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안전 관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소위 '식의약 외교관'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우리 정부는 중국, 미국, 베트남에 4명의 식약관이 파견했다.그러나 일본에도 지난 2022년 4월까지 식약관이 파견되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2년 5개월 째 파견이 미뤄지고 있다.
일본 식약관 파견이 중요한 이유는 일본이 향후 우리에게 수입 제한 조치 해제를 지속해서 요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일본 현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유출, 추가적인 방사능 오염상황 파악, 해양과 해저토 오염 등 위생 평가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함으로서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를 유지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인근 8개현 수산 가공식품 1,546건, 730톤 수입
한편, 2013년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이후 올해 8월까지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서 수입된 수산가공품은 총 730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매년 수입량의 절반 이상은 후쿠시마현에서 제조된 수산가공품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진숙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소재 업체에서 수입된 수산가공품 현황'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2013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지바)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어육가공품 및 젓갈류 등 수산가공품은 꾸준히 수입을 허용하고 있었다. 특히 2023년부터 수입되어 유명 대형마트로 납품되고 있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가공한 명란젓은 2023년 7톤에서 2024년 8월 기준 약 16톤으로 수입량이 급증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국제 무역협정 상 상품의 원산지 표시는 지역명이 아닌 국가 단위로 표시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생산·제조 지역을 파악하기 곤란하며, 전량 정부증명서 첨부 및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진숙 의원은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으며, 수입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식약처는 일본산 수산가공품의 원산지를 공개하지 않는 등 국민보다 일본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지적하며 "이제라도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수입한 수산가공품의 원산지 정보를 국민께 소상히 공개하고 향후에는 수입금지 조치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식약관 파견도 신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