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이 한강 작가를 대사에서 제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20년 연재된 '전지적 독자 시점' 웹툰 1편에서는 주인공 김독자가 지하철에서 우연히 인사팀 동료 직원을 만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직원은 웹소설을 보는 김독자에게 "저도 소설 좋아해요! '무라카미 하루키'라든가, '레이먼드 카버'라든가…"라며 일본과 미국의 유명 작가 이름을 언급한다. 그런데 원작 소설에서는 이 뒤에 '한강이라든가'까지 대사가 있는 것.
당시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진 않았지만, 이미 한국 최초 맨부커상 수상자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던 시기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한강 작가가 '검열' 당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 발행 웹툰에서 한국 작가 이름을 제외하고 굳이 일본, 미국 등 작가들의 이름만 남길 이유도 없을뿐더러 가독성을 위해 잘라냈다고 해도, 통상 웹툰 대사 길이를 생각하면 충분히 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앞서 '전지적 독자 시점' 원작 소설과 웹툰은 '민족의 독립 운동가'를 소환하는 것에서 '모순의 음양사'를 불러오는 설정으로 바뀌어 한 차례 일본 시장을 의식한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넣고 한강 작가를 제외한 것도 이 같은 설정 전환의 연장선상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지만 한강 작가를 둘러싼 검열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채식주의자'가 경기도교육청의 공문에 따라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 즉 유해 도서로 지정·폐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관련 질의에 "학교의 도서 구입 및 폐기는 학교 도서심의위원회의 전적인 권한으로, 학교 자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입장"이라며 "노벨상을 받았으니 (폐기된 도서를) 살려내라는 지시는 자율 기조에 맞지 않다"라고 답했다.
유해 도서 지정 자체가 '검열'이라는 의원들의 주장에는 "당연히 도서 검열은 있어서는 안 된다"라면서도 "다만 학생들 교육과 지도 차원에서 영화도 연령별 제한이 있듯이, 도서도 학생 발달 단계에 따라 권장할 게 있고 지도가 필요한 게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