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마약상을 통해 국내에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이 현재 추적 중인 이 조직의 총책은 지난 2008년 대마를 거래한 혐의로 한국에서 강제추방된 나이지리아인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등 혐의로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 해외 총책 A(57)씨와 운반책, 판매책 등 12명을 입건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나이지리아 당국과 함께 A씨를 추적하고 있다.
A씨 조직은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올해 4월과 10월에는 각각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국내로 총 8kg 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현재 필로폰 6.15kg(200억 원 상당)를 압수한 상태다. 또 포렌식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남아공에서 들어온 나머지 2kg의 필로폰을 추적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필로폰 덩어리를 포장지에 감싸 초콜릿으로 위장하거나 배낭 등판 부분을 뜯어낸 공간에 필로폰을 밀봉해 국내로 들여왔다. 마약을 밀반입한 캐리어에는 커피 가루를 뿌려 마약견 탐지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고령의 외국인 노인들을 운반책으로 활용했다. 조직원들은 대출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노인들을 꼬드겼는데 실제 붙잡힌 운반책들은 60대, 70대의 스웨덴, 캐나다, 남아공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A씨 조직으로부터 비행기 경비, 국내 체류 비용 등을 지원받았는데, 경찰은 이들이 범행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A씨는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 중이며, 경찰은 나이지리아 당국에 검거를 요청한 상태다.
A씨는 과거 한국에서 대마를 거래한 혐의로 강제추방됐던 인물이다. 7년 간 한국에서 거주한 A씨는 대마를 거래한 혐의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고 강제추방됐는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필로폰 18.7kg이 압수된 밀수 사건도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연계된 국내 마약상, A씨의 국내 조직원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인터폴 적색 수배한 A씨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 나이지리아 마약청과 공조해 현지 검거 후 엄중하게 사법 처분을 받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