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 현장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입건된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22일 경찰에 출석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포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를 조사하고 사법 처리하겠다는 불합리한 현실을 우리는 윤석열 정권 하에서 자주 마주하고 있다"며 "경찰에게, 윤석열 정권에게 경고한다. 민주주의는 광장 투쟁을 통해 형성되고 발전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민주노총이 '제1차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 집회 전에 불법 집회를 기획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양 위원장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첫 대면 조사다. 경찰 수사가 집행부를 겨냥하자 민주노총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경찰이 정권 퇴진 운동을 억압하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경찰은 지난 9일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에서 경찰관을 수차례 밀며 허가 받지 않은 차로를 점거한 혐의 등으로 민주노총 조합원 10명과 집회 참가자 1명을 체포하고, 이들 중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민주노총 조합원 4명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들의 집회 당일 행동이 양 위원장 등의 지시를 받아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며 민주노총 집행부 7명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바 있다.
양 위원장은 "오늘 경찰 조사에 임하면서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진술할 것이다. 우리는 잘못이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집회를 하기 위해 신고를 했고, 법에 보장된 권리대로 집회를 진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진을 가로막았던 것도 경찰이고, 집회를 진행하는 중에 대열을 침탈해서 폭력과 다툼을 유발했던 것도 경찰"이라며 "당당하게 조사를 받고 다시 한 번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의 광장에서 뵐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 등의 응원을 받으며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류하경 변호사는 이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집회가 신고된 내용과 다소 다르게 행해져도 신고 내용을 현저히 일탈하지 않는 경우엔, 집회로 인해 도로교통이 일부 방해 받았더라도 불법 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